◈ 가톨릭 대림시기란
6세기 로마 전례에 도입 유래
‘대영광송’ 바치지 않고
‘알렐루야’는 계속해서 노래

천주교 대구대교구의 미사 모습. /천주교 대구대교구청 제공
가톨릭 전례 주기에서 대림 시기와 성탄 시기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다리고 기념하는 시기이다. 그리스도가 ‘다시 오심’을 알리는 대림시기는 그리스도인들에게 ‘희망의 하느님’(로마 15,13)을 기억하며 기쁨으로 가득한 새로운 미래를 희망하게 한다. 대림 시기에 관한 짧은 교리 상식을 알아본다.

△대림의 유래

대림 시기는 25일‘주님 성탄 대축일’ 전 4주간을 가리킨다.‘대림’(待臨, Advent)이라는 말은 ‘도착’을 뜻하는 라틴 말 ‘아드벤투스’(Adventus)에서 왔다. 대림 시기가 언제부터 시작됐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스페인과 갈리아 지역에서 성탄을 앞두고 참회의 기간을 가진 관습이 있었던 4세기 말 무렵으로 추정하고 있다. 본격적인 의미에서 해마다 대림 시기를 지낸 것은 6세기 후반 로마 전례에 도입하면서부터다. 초기에는 대림 시기가 6주간이었지만 그레고리오 1세 대교황(590~604년)이 4주간으로 고정시켰다. 4주는 이스라엘 백성이 메시아를 기다렸던 구약의 4천년을 뜻한다. 교회는 대림 시기의 첫날을 성 안드레아 축일(11월 30일)에서 가장 가까운 주일로 정하고 있다.

△대림 시기 전례

대림 시기에는 대영광송을 바치지 않는다. 하지만 사순 시기와는 달리 대영광송만 하지 않고 알렐루야는 계속해서 노래한다. 이는 성탄 때 천사의 노래(루카 2,14)가 새롭게 울려 퍼지도록 하기 위해서다. 대림 시기 미사와 성무일도의 기도문들은 주로 이사야 예언자와 요한 세례자의 설교로 구성돼 있다. 이사야 예언자는 아시리아가 이스라엘을 위협하던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어렵고 쓰라린 시기에 백성을 위로하고 메시아와 구원의 도래를 약속했기 때문이다. 또한 요한 세례자는 구약의 마지막 예언자로,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 구세주가 오셨음을 선포해 예수 그리스도의 길을 닦는 선구자 역할을 했다. 요한 세례자는 사람들에게 구세주의 오심을 알리며 회개하기를 촉구해 ‘대림 시기의 설교자’로 불린다.

△대림환의 유래와 의미

그리스도교가 퍼지기 전 동유럽 지역에 살던 게르만족에게 낮이 짧아지고 추워지는 12월에는 상록수와 침엽수 가지를 모아서 모닥불을 피우는 전통이 있었다. 길고 추운 겨울밤에 온기와 빛을 얻고 아울러 따스한 봄이 빨리 오기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모닥불을 크고 둥글게 피웠다. 그리스도교가 이 지역에 퍼지면서 이 풍습이 대림환으로 바뀌었다. 상록수 가지를 태우는 대신 이 가지로 대림환을 만들어 아기 예수의 오심을 기쁜 마음으로 준비하는 전통이 자리 잡게 됐다. 2001년 교황청 경신성사성은 대중 신심과 전례에 관한 지도서 ‘원칙과 지침’을 통해 “특히 게르만 국가들과 북아메리카의 많은 그리스도인 가정에서 초록색 잎들로 엮은 환 위에 4개의 초를 꽃아 두는 것은 대림 시기의 상징이 됐다”라고 소개했다. 대림환은 사철나무 등 상록수 가지로 둥글게 만든다. 둥근 것은 시작과 끝이 없듯이, 대림환은 시작도 끝도 없는 영원한 하느님을 상징한다. 또 사철나무는 인간에게 내려질 하느님의 새로운 생명을 뜻한다.

△대림초

대림환에는 4개의 초가 들어있다. 매주 촛불을 하나씩 늘려가며 구세주가 얼마나 가까이 오고 계시는지 알려준다. 4개의 초는 구약의 4천년과 대림시기의 4주간을 의미한다. 동서남북 사방 온 세상에 그리스도의 빛을 비춘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대림초로는 대개 진보라, 연보라, 분홍, 흰색 네 개를 쓰는데 가장 짙은 색의 초부터 불을 밝힌다. 대림 제4주일에는 모든 초에 불을 밝히면서 주님이 오심이 임박했음을 알린다. 대림 시기 사제는 보라색 제의를 입는다. 주님의 오심을 준비하려면 회개하고 절제하는 생활태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림 제3주일에는 장미색 제의를 입는다. 사제는 일 년에 두 번 장미색 제의를 입는다. 바로 대림 제3주일과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이 다가오는 것을 기뻐하는 사순 제4주일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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