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유일의 대구시 중구 약령시 내 대구 한약재도매시장이 내년 초 문을 닫는다. 한약재 시장의 다변화 등에 따른 만성적 적자를 견디지 못한 탓이라 한다. 특히 대구약령시를 지탱해오는데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 대구 한약재도매시장 기능이 없어지면 대구 약령시의 위상에도 타격을 미칠 것으로 보여 대책 마련이 급하다.

1982년 문을 연 대구 한약재도매시장은 361년 전통의 대구 약령시의 중요 기능 중 하나다. 1일 및 6일장으로 도매시장을 열어 경매와 시세 표준화, 가격정보 전달, 한약재 품질 개선 등에 상당한 기여를 해왔다. 그러나 한약재 시장에 밀어닥친 수입약재 유통과 한약재 규격화 조치로 시장 영역을 크게 잃고 말았다. 2008년 대구 한약재도매시장의 거래 물량이 409t에 이르렀으나 지난해는 114t으로 급감했다. 거래금액도 35억4천만원에서 17억여원으로 반토막 났다. 도매시장 운영법인은 이달 말 도매시장을 마감하고 내년 초 정기총회에서 폐업을 확정할 계획이라 한다.

대구의 약령시는 조선조 효종 때부터 개장해온 전국 최고(最古)의 특화시장으로 한국 기네스에도 등재돼 있다. 대구는 전국에서 한약재시장으로서는 가장 전통 있고 권위 있는 곳으로 통한다. 한약재 거래도 활발하고 양질의 국내산 약재를 구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대구시도 이런 전통의 강점을 살려 전통 한방축제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대구의 약령시는 대구를 찾는 관광객이 반드시 들르는 곳이기도 하다. 이번 도매시장 폐쇄는 대구 약령시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대구시 등 관계기관이 이런 상황에 이르기까지 행여 소홀히 한 점은 없는지 지금이라도 살펴보아야 한다.

약령시의 역사와 전통을 지키기 위한 지원책 마련에 보다 세심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무턱대고 지원하는 것도 옳지는 않다. 대구 약령시는 대구가 지닌 전통의 특화 콘텐츠라는 강점을 고려하여야 한다. 대구시가 약령시 보존을 관광 및 체험프로그램 등에 편향한다는 지적도 귀담아들어야 한다. 대구 한약재도매시장 폐쇄가 장기적으로 대구 약령시 위상을 흔들게 되는 일은 없는지 관찰할 필요가 있다. 대구한방산업을 업그레이드할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