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 위한 협상 나서야” 힘실려
“더 강경하게 나가야” 의견도

자유한국당 곽상도(왼쪽) 의원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친문게이트 진상조사위원회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일각에선 선거법 개정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법안) 법안과 관련해 협상론이 힘을 받는 분위기다. 단식 등 기존의 강경투쟁을 이어가면서 나경원 원내대표 중심으로 여당과 대화를 병행하는 ‘투트랙’전략이 거론되고 있다.

한국당 강효상(대구 달서병 당협위원장) 의원은 28일 의원총회가 끝난 뒤 본지 기자와 만나 “의원총회에서 강경파 목소리가 4였다면, 협상하자는 목소리는 5였다”며 협상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단식으로 강경투쟁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며 “중진의원들과 최고위원을 비롯해 당 일부 의원들은 단식과 여론전을 그대로 하면서 협상도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고 덧붙였다.

한국당 강석호(영양·영덕·봉화·울진) 의원도 이날 한 라디오에 프로그램에 출연해 “기본적으로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며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을 고리로 선거법도 해결이 잘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려면 의원내각제 개헌이 수반돼야 한다는 것이다. 선거법과 관련해서 그는 “지역구와 비례의석 수 250 대 50, 또 연동형·준연동형안이 거론되고 있는데 이런 부분에서도 사람끼리 협상하는 데 못 할 게 없다”고 말했다.

대구·경북(TK)에 지역구를 둔 한 초선의원도 “어떻게든 처리시점을 연기시킨 뒤 대안을 찾아야 한다”며 “강경 기류가 있지만 결국 정치력을 보여줄 수 있는 ‘협상’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호영(대구 수성을)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거법을 일방 처리하지 않겠다는 약속이 있을 경우 당내에서 협상론을 제기할 움직임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주 의원은 본지기자와 만난 자리에서도 “어떻게든 협상이 진행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다만 협상 병행에 반대하는 의견도 있었다. 한국당 한 의원은 “당대표가 단식으로 응급실에 실려 가는 상황까지 이르렀는 데도 원내대표가 매일 교섭단체 대표들을 만나는 게 말이 되느냐”며 “단체 단식으로 여러 명이 병원에 실려 가는 상황이 나올 정도로 강경하게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에 협상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에 동의만 한다면 민주당은 협상에 매우 유연하게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병원으로 응급 이송되면서 단식 농성이 8일 만에 멈춰섰다. 이날 새벽 의식을 찾은 황 대표는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주변에 밝힌 상태다. 강석호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의식은 이제 돌아왔다고 하는데 단식을 계속할 뜻을 보이고 있다”며 “단식을 풀 명분을 당에서 만들어야 한다는데 대표 본인의 의지가 워낙 강해서 현재로서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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