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포항본부 지역경제 세미나
산업 R&D·영일만항 등 큰 강점
수소 최대 생산지 울산과도 인접
해오름동맹서 육성 전략 찾아야
수소선박 등 장기 과제 추진 위해
충전소 보급 가장 시급 현안 꼽아

26일 오후 한국은행 포항 본부에서 ‘포항의 지역기반 수소 경제 육성방향’에 대한 세미나가 열렸다. 각 주제발표자와 관련 전문가들이 종합토론을 하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포항시가 지역경제 활력을 회복하기 위한 다양한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제조업 기반 강점을 토대로 한 수소경제 육성이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철강제조업과 대학, 항만 등 수소경제 발전에 유리한 여건을 갖추고 있지만, 천연가스(CNG) 충전소와 같은 관련 산업기반이 취약해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같은 주장은 한국은행 포항본부가 26일 ‘포항의 지역기반 수소경제 육성방향’을 주제로 개최한 2019년 제2차 지역경제 세미나에서 나왔다. 이번 행사에서는 경제·산업적인 측면에서 수소에너지가 지역 활성화를 이끌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김성수 경북대학교 교수는 ‘포항지역 수소산업 육성방안’을 주제로 포항시 수소산업의 현주소를 분석하고 지역 강점을 토대로 한 발전 가능성을 제시했다. 수소가 주 에너지원이 되는 경제문화 조성으로 전 세계적인 기후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동시에 포항 인근의 울산과 경주 등 해오름동맹 지역과의 상생 협력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야 한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포항이 지닌 잠재력과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생산공정에서 부생수소를 배출하는 철강생산기업이 많고, 포스텍과 포항테크노파크 등 우수한 산업R&D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수소경제 육성에 가장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그린수소를 호주로부터 수입할 경우에는 영일만항이 교량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이어 해오름동맹 활성화를 통한 수소경제 산업 권역화 방안 마련에도 무게를 실었다. 김 교수는 포항시가 가까이에 ‘좋은 친구’를 뒀다고 귀띔했다. 현재 국내 연간 수소 생산량은 164만t에 달하는데 울산이 전체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울산은 올해 4월 다섯 번째 수소충전소를 준공, 전국에서 최다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포항엔 아직 수소충전소가 없어 울산과의 연계로 수소경제 도시로서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와 함께 경주시 전체 산업의 60%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자동차부품 및 소재 산업을 포항, 울산과 연계해 수소전기차 부품 생산 및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포항의 소재, 경주의 부품, 울산의 최종제품 생산으로 이어지는 보완적 산업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다.

김 교수는 수소산업 추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컨트롤타워를 선정하고, 수소경제 관련 산업 및 인재 생태계 조성을 우선과제로 제시했다. 수소산업의 소재 부품 및 기반기술의 연구개발, 강소특구와의 연계를 해외 수소 도입과 연계해 국제 표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가장 단기적이고 시급히 추진해야 할 실천과제로는 포항시가 경북도와 협의해 수소 및 충전소 보급계획을 세우는 것”이라며 “포항테크노파크를 컨트롤타워로 삼아 포스텍을 중심으로 수소에너지 전문인력 양성에 힘쓰고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수소선박 및 수소운반선 산업 육성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대구경북연구원 설홍수 연구위원은 대구지역의 수소경제 발전 가능성 분석을 발표하고 오는 2021년 세계가스총회 개최에 따른 한국가스공사와의 협력사업 추진방안을 소개했다. 대구시는 지역 내 가스 관련 제조업 및 서비스업체와 함께 2022년까지 수소차 1천대, 수소버스 20대를 보급하고 수소충전소 4개소를 구축할 방침이다. CNG충전소를 보유한 대성에너지(주)도 주요 사업자로 부상하고 있다. 서정의 한국은행 포항본부장은 “최근 포항지역 경제 활력을 회복하기 위한 여러 정책적인 노력이 추진되고 있다”며 “다양한 가능성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수소에너지가 포항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서 포스코, RIST 등의 각종 기술과 장비를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가까운 미래에 포항만의 차별성 있는 수소경제 육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민정기자 mj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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