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가위질 기술은 인간 편집(human editing) 단계로 발전하리라 예측합니다. 어쩌면 지금 우리나라의 교육 열풍은 이 기술 하나로 순식간에 잠잠해질 수도 있을지 모릅니다.

크리스퍼(CRISPR)를 통해 완벽한 시력, 절대음감을 지닌 청력, 불치병 요소를 완벽히 제거한 태아를 만들 수 있습니다. 거기에 우사인 볼트 수준의 빠른 다리, 최상의 아이큐, 심지어 대머리 유전자를 삭제해 디자인한 아기를 만들 수 있다는 거지요. 기술적 문제가 아닌 윤리적 문제만 남겨 둔 상태입니다.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들까요? 유전자 가위질 기술은 불과 3만∼4만원 (30달러)정도면 시술이 가능합니다. 내 유전자가 혹시라도 불치병의 확률이 있는지를 체크해 볼 수 있는 유전자 해독 방법 역시 무척 저렴합니다. 200달러(25만원)에서 300달러(40만원) 내외만 지불하면 어떤 유전자적 문제를 지니고 있는지 금새 판정해 휴대폰으로 알려주는 서비스를 미국에서는 이미 시행 중입니다.

“장차 이룰 수 있는 세상을 상상하는 내가 미친 거요? 아니면 세상을 있는 그대로만 보는 사람이 미친 거요?”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세상이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인간 수명 150세, 200세가 코앞 현실입니다. 인생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더 진지하게 고민하고 성찰해야 합니다. 노동에서 해방된 미래는 거의 확실해 보입니다.

이런 시대에 우리의 삶은 과연 무엇으로 그 의미를 찾아낼 수 있을까요? 유전자편집이나 인공지능, 로보트가 해결해 줄 수 없는 인간 고유의 특징, 그것을 찾아내야 합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내면의 풍요입니다.

성찰 능력, 직관, 따스한 감성. 오직 내면에서 흘러나오는 향기로움을 키워 가는 것. 따스한 손을 서로 잡고 격려하는 일. 이런 능력을 갖추려 애쓰는 일은 슬기로운 이들의 표지입니다.

/인문고전독서포럼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