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나 기름, 전기 등이 난방용 연료로 대체되면서 인기가 시들해진 것이 있다면 연탄이다. 서민의 연료로 서민의 삶과 애환을 함께 해온 우리의 연탄은 1960년대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서민을 상징하는 대표적 아이콘으로 주목을 받았다. 서민들이 월동준비를 한다고 하면 김장과 더불어 연탄을 사두는 것을 의미했다. 겨울철 연료인 연탄이 집 창고에 가득 채워지면 그해 겨울은 큰 걱정없이 보낼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든든하다.

연탄이 서민 연료로 인기를 모을 수 있었던 것은 화력이 좋고 오래가는 경제성 때문이다. 그러나 일산화탄소 등의 가스와 나쁜 냄새가 나고 타고나면 많은 재를 남기는 단점도 있다. 우리나라는 전후 보급되기 시작해 30년 가까이 서민 연료로 사랑을 받았다. 연탄 값이 오를 때쯤이면 연탄기근 현상이 벌어져 시내 곳곳에는 연탄을 사려는 주부들이 연탄가게 앞에 줄을 서 기다리는 진풍경을 그 시절엔 자주 연출했다. 무연탄을 연료로 한 원통 모양의 땔감인 연탄은 공기구멍이 뚫려 있어 구공탄 혹은 구멍탄이라 불리기도 했다. 이런 연탄이 세월의 뒤안길로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아직도 저소득계층에게는 생활의 필수품으로 애용되고 있다. 경기가 나쁠 때면 연탄 수요가 갑자기 불어나기도 한다. 연탄 사용이 늘면 불경기로 서민의 삶이 팍팍해졌다는 뜻이다.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온기가 그리워지는 계절이 돌아왔다. 우리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되돌아 볼 때다. 사랑의 연탄 배달 소식이 올해도 어김없이 들려오고 있다. 포항에서도 대구에서도 전국 곳곳에서 따뜻한 이웃을 위한 사랑의 연탄 배달 소식이 우리의 마음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하는 계절이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