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광 구

비 오시는 소리 들린다

꿈이 마르는 나이라서 잠귀도 엷어진다

아, 푸욱 잠들고 싶다

한 사나흘 푸욱 젖어 살고 싶다

빗소리를 들으며 시인은 번잡스러운 삶의 시간을 벗고 한가롭고 평안이 흐르는 자기 내면의 시간에 빠져들고 싶은 마음을 내보이고 있다. 마음의 고향으로 찾아가고 싶다는 것이다. 꿈이 마르는 나이가 되면서 그런 마음은 더욱 절실해져서 촉촉이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한 사나흘 고요히 자신에게로 돌아가고 싶은 것이리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