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안보 위기론’ 내세우며
청와대·정부 강력히 비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1일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은 21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 종료를 하루 앞두고 ‘안보 위기론’을 내세워 청와대와 정부를 강력히 비판했다.

특히 전날 청와대 앞 광장에서 지소미아 종료 철회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간 황교안 대표는 이날도 동트기 전부터 같은 장소로 다시 나와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청와대가 내다보이는 광장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강행에 대해 “자해행위이자 국익훼손행위”라며 “필사즉생의 마음으로 단식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나라를 망가뜨리는 문재인 정권이 지소미아를 종료시키려는 날짜(23일 0시)가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국가 위기가 걱정돼 최대한의 투쟁을 더는 늦출 수 없었다”고 단식에 돌입한 배경을 설명했다.

황 대표는 이날 청와대 앞에서 단식을 이어가면서 그를 수행한 김도읍 비서실장에게 “내가 혹시 잘못될 수도 있다. 그래도 그게 나라를 살리고 당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된다면 어쩌겠나”라고 말했다고 한다.

청와대 앞 광장에 황 대표를 중심으로 둘러앉은 당 지도부도 지소미아 종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철회하라는 ‘단식투쟁 3대 요구 조건’을 목청 높여 외쳤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지소미아를 통해 이지스함 6척, 지상레이더 4기, 조기경보기 17대, 해상초계기 77대 등 일본의 고급 정보자산을 통해 얻은 정보가 우리나라의 탈북자를 통한 정보나 군사분계선 감청 정보와 교환된다고 설명하면서 “무조건 반일감정에 의해 이 협정을 파기하는 건 국익을 무시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조 최고위원은 공수처 설치법과 관련해서도 “옥상옥 기관을 만들려는 의도가 어디에 있느냐”며 “말도 안 되는 권력을 또 쥐겠다는 이 정권을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대한민국이라는 배를 침몰시킬 수도 있는 삼각파도가 퍼펙트 스톰(최악의 위기)이 돼서 우리를 덮치려 다가오고 있다”며 “지소미아 파기로 인한 안보파국, 연쇄적인 경제파국, 그리고 선거법·공수처법이라고 하는 정치파국”이라고 지적했다.

김광림 최고위원은 “미국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은 매일 저녁 야당 대표, 야당의원들 하고만 식사했다. 여당 의원들은 만나지 않았다”며 “듣고 싶은 소리만 듣는 팬 미팅(‘국민과의 대화’지칭)이 아니라 지금부터 야당 대표, 야당 의원들 많이 만나시라”고 꼬집었다.

정미경 최고위원은 “황 대표님이 목숨 걸고 단식하는데, 우리도 목숨 걸고 (공수처법과 선거법을)막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순례 최고위원도 “당 대표의 목숨을 건 단식투쟁에 지도부도 몸과 마음을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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