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철도노동조합이 20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다. 이날부터 파업이 이뤄지면 KTX와 광역전철 등 여객열차와 화물열차 운행이 최대 70%나 감축된다. 정부의 대체인력 투입이나 고속버스 등을 활용한 대체수단이 나온다 해도 여객과 물류운송의 큰 차질은 불가피하다. 특히 수능을 끝낸 수험생들의 중요 이동수단이 묶이면서 수험생과 학부모들 사이에는 하필이면 수험철에 파업을 하느냐는 불평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방에서 서울로 논술과 면접을 보러가야 하는 수험생들은 행여 빚어질 교통 차질이 시험에 나쁜 영향을 미칠까 안절부절이다.

실제로 준법 투쟁이 있었던 지난 15일과 16일 전국 역 창구에서는 최소 20분에서 최대 2시간 정도 열차가 지연된 바 있다. 당시 경희대, 단국대, 동국대 등 서울 주요 대학에서 진행되던 수시모집 논술전형을 위해 역을 찾았던 수험생들이 갑작스런 준법 투쟁에 발이 묶여 애간장을 태우기도 했던 것이다. 이제 오는 23일과 24일에는 중앙대, 세종대, 이화여대, 한양대 등에서 수시모집 논술전형이 실시될 예정으로 있다. 많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열차 이동에 따른 불편을 우려, 벌써부터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고교 3년을 결산하고 대학의 진로를 결정하는 입시 시점에 철도노조의 파업으로 학생들의 진로가 행여 흐트러진다면 이보다 불행한 일은 없다. 철도 노조는 적어도 수험철만은 파업을 철회하는 염치를 보여야 한다.

잘 알려진 대로 코레일의 경영 상태는 최악의 수준이다. 2018년 현재 부채가 15조 5천억원에 이르고, 적자 규모도 수천억원에 달한다. 2018년 흑자를 냈다고 공시했으나 감사원 감사에서는 적자로 판명났다. 이런 재정적 상황에서 철도노조는 인력 4천600명 증원, 임금 4% 인상, KTX와 SRT(수서고속철도)의 통합 등을 파업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어 파업 자체가 명분도 없을뿐더러 무리한 요구라는 것이 일반적 평가다. 코레일의 자기혁신이 먼저라는 것이다. 50%를 겨우 넘긴 파업 지지율에서도 내부 명분이 낮음을 보여주었다. 정부의 단호한 대응이 있어야 한다. 수험생의 불안감을 씻어 줄 대책이 급하다. 철도 파업으로 수험생이 피해를 입었단 말은 나와선 절대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