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의 타액에 존재하는 미생물들은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수의학적 관리와 위생관리는 반드시 필요하다.

사람들은 뽀뽀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개와 즐겁게 뽀뽀를 한다.

그러면 개들은 응답하듯이 혀로 날름날름 핥는다.

개들은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에 침을 바르는 것을 즐기는 것으로 보이는데, 개들이 혀로 사람의 입이나 볼을 열정적으로 핥는 것을 보면 대부분 사람들은 이것을 애정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미소가 나올 수 있는 장면이지만 개가 사람처럼 사랑을 담아 핥고 있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정답은 “아니오” 이다. 이런 습성은 새끼늑대도 많이 보이는 행동이다.

새끼늑대는 배가 고프면 먹을 것을 달라는 신호로 어미가 돌아오면 어미의 입을 핥아서 그 자극으로 어미늑대가 먹었던 것을 토해내게 한다. 개들도 새끼늑대처럼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이다. 야생의 개들은 고기조각을 물고 있으면 그 냄새 때문에 다른 동물들이 먹이를 빼앗기 위해 공격할 위험이 있었다.

그래서 어미개들은 새끼들의 먹이까지 뱃속에 집어넣고(먹어버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안전하게 새끼들에게 먹을 것을 전달하는 방법을 찾아야 했기 때문이다.

야생의 어미개가 집으로 돌아오면 배가 고픈 새끼 개들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어미 개의 입을 날름날름 핥는 것인데, 이런 행동들이 오늘날까지 본능적인 행동으로 남은 것으로 보는 것이 대다수의 생각이다. 개들이 사람 얼굴을 핥는 것이 사람의 얼굴 맛이 좋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고 얼굴의 땀, 즉 소금 맛 때문에 핥는다는 주장도 있긴 하다.

개들 사이에서는 얼굴을 핥는 것이 의사소통의 한 방법으로 다양한 뜻을 나타내는데, 복종의 의미도 있고 친구하자는 의미가 있다고도 해석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사과의 뜻을 나타낸다고도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오늘날 개들이 사람 얼굴을 핥는 것은 주인 입장에서 애정표현으로 생각하면 반가울 수 있다. 하지만 개가 침을 너무 많이 바른다면 문제가 된다.

아무리 애정표현으로 받아들여 준다해도 얼굴을 전부 침으로 바르는 건 사람 입장에서 힘든 일이다.

이동훈
이동훈

이런 경우에는 단호하게 일어나서 다른 방으로 가버리는 것이 효과적이다. 몇 번 반복하면 강아지는 주인을 핥으면 주인이 사라져 버린다고 생각하게 되어 핥는 행동을 자제하게 될 것이다. 개가 핥는다고 해서 먹은 것을 토할 사람도 없고 아무리 핥아도 먹을 것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학습한 개들은 더 이상 핥지 않겠지만 개를 사람처럼 의인화 하여 지속적으로 반응을 해주면 개는 습관이 된다는 것을 기억하자.

사람의 단호한 행동이 강아지 입장에서 생각하면 힘들고 당황스러울 수 있겠지만 사랑을 표현할 때에는 양쪽의 동의가 필수이므로 반려인과 강아지 모두가 좋아하는 사랑표현법으로 약속해야 한다. 강아지가 침을 얼굴에 듬뿍 바르는 것이 싫다면 사람은 거부할 권리가 있다. 참고 받아준 강아지의 행동이 성견이 되었을 때 지속적인 문제행동이 될 수 있다.

사실 개들이 주인에게 달려드는 원인 중의 하나가 사람의 얼굴을 핥기 위함인데 사람들의 입은 개에 비해 매우 높은 위치에 있으므로 입을 핥기 위해서는 개들이 뛰어오르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이유 때문에 달려드는 개들을 그대로 받아주고 입주위를 핥는 개들을 귀엽다고 반겨주면 이런 행동이 버릇이 되어 반복하게 되는데, 강아지 때는 입을 핥기 위해 주인에게 달려들던 개가 습관이 되면, 성견이 되어서는 지배본능 때문에 지속적으로 달려들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동훈 서라벌대 반려동물학과 학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