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향 정기연주회 22일 콘서트하우스

줄리안 코바체프 대구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

대구시립교향악단의 제461회 정기연주회가 오는 22일 오후 7시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다. 대구시향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의 지휘로 진행되는 이번 연주회는 화려한 편성과 압도적 음향을 자랑하는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의 대작 교향곡 제7번 ‘레닌그라드’를 연주한다.

쇼스타코비치(1906∼1975)는 일생 15곡의 교향곡을 남겼다. 1926년 스무 살의 나이로 생애 첫 교향곡을 발표한 그는 ‘소련이 낳은 음악 천재’로 일찌감치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소련의 역사적 흐름과 함께 교향곡의 창작을 이어왔다. 교향곡 제7번은 그의 교향곡 가운데 75분에 이르는 가장 긴 연주 시간과 호른 8대, 트럼펫과 트롬본 각 6대, 하프 2대 등 가장 큰 편성이다. 무대에 오르는 연주자만 100명이 넘는다. 가장 유명한 곡 중 하나다. ‘레닌그라드’는 전쟁과 갈등의 단상을 뛰어넘어 조화 속에 이뤄내는 승리와 평화를 그려낸다. 쇼스타코비치가 발표 당시 “이 곡은 전쟁의 시(詩)이며, 뿌리 깊은 민족정신의 찬가”라고 했던 곡으로 나치의 침공을 받아 포위된 그의 고향 레닌그라드에 헌정하는 진혼곡이다. 전쟁의 포연 속에서 절반밖에 남지 않은 볼쇼이관현악단이 평화를 호소하며 연주한 곡으로도 유명하다.

쇼스타코비치의 작품 중 가장 대규모 편성으로 짓밟힌 도시를 애도하는 울음, 죽은 자들과 절망의 도시, 사형 언도를 받은 문화에 대한 애도, 눈물의 긍지와 자존심을 그린다.

곡은 총 4악장으로 이뤄져 있다. 전쟁에 대한 묘사가 두드러진 제1악장이 약 30분에 이르며 곡의 절반 가까이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쇼스타코비치가 ‘유쾌한 일이나 일상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재미난 에피소드에 관한 추억을 회상한 것’이라고 표현한 제2악장과 ‘자연의 아름다움과 지혜에 대한 외경의 마음’이라고 표현한 제3악장이 이어진다. 마지막 악장에서는 마치 ‘승리’를 나타내는 것처럼 금관악기의 화려한 팡파르와 전 악기의 힘찬 연주 속에 팀파니의 강렬한 두드림으로 전쟁의 마침표를 찍는다. 전곡을 통해서 당시 레닌그라드의 모습을 커다란 벽화로 마주한 듯한 장대함을 느낄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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