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진 2주년 국제심포지엄
국내외 연사들 연구 결과 발표
“지열발전으로 촉발” 재확인

“유체가 단층에 직접 주입되면서 예상보다 큰 지진이 발생했다”

지난 15일 밀레니엄 서울 힐튼 대연회장에서 열린 2019년 포항지진 2주년 국제심포지엄 ‘무시된 경고음과 교훈’에서 이진한 고려대학교 교수는 이같이 밝혔다. 심포지엄 추진위원장인 이 교수는 포항지진에 의해 발생하는 단층면 파열 및 전파 방향에 대해 연구한 결과를 토대로 이런 해석을 내왔다.

이진한 교수와 함께 포항지진의 원인을 최초로 사이언스지에 게재한 김광희 부산대 교수 역시 이 자리에서 ‘포항지진 사전 경고음 무시’라는 주제로 포항 지열발전 당시 발생했던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지적하면서 포항지진의 교훈에 대해 발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 발표를 이어간 국내외 학자들은 “포항 지열발전 실증사업 추진 시 기술 개발에만 급급해 제대로 된 연구를 진행하지 못했다”고 입을 모아 지적했다. 이어 지열발전 부지 주변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1·15지진 지열발전 공동연구단(이하 공동연구단)에서 주최한 국제심포지엄이 국내외 전문가 및 일반인 3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개최됐다. 심포지엄은 T/F 위원장이자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장이었던 이강근 서울대 교수의 2017 포항지진 원인에 대한 정부조사연구단의 연구결과 발표로 포항지진이 촉발지진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며 시작됐다.

이어 포항지진에 대한 해외 전문가 및 포항 지열발전 부지안전성 검토 T/F(이하 T/F) 위원들의 연구결과 발표가 있었고, 포항지진 피해 사진전 및 영상물을 상영, 지열발전에 의해 촉발된 포항지진의 위험성을 널리 알리고 전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했다.

가장 먼저 발표자로 나선 세르지 샤피로 T/F 해외위원(베를린 자유대학교 교수)은 이날 포항지역의 지진지수를 고려해 유체주입에 의한 규모 5.5 지진의 발생확률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의 지진발생확률에 대해 예측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지진전문가인 강태섭 부경대학교 교수와 이준기 서울대학교 교수는 2017 포항지진의 여진 활동에 대한 연구를 통해 향후 여진 발생 추이를 예측하고 지속적인 포항지진 모니터링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지하수 전문가인 전남대학교 여인욱 교수는 포항 지열발전 당시 유체 주입에 따른 공극압 변동을 분석해 지열발전 부지에 있는 지열정을 가로지르는 단층의 존재를 확인했다.

일본 나고야대학교 토시코 테라카와 교수는 지진을 통해 분석된 단층면해를 이용해 응력변화를 분석하고 3차원 공극 유체압력을 추정했다. 유추된 공극 유체압력은 지열정 PX2의 중앙에 연결돼 있다는 결론으로 포항지진의 원인이 지열발전에 의한 촉발지진임을 증명했다.

마지막으로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으로 참여했던 토시히코 시마모토 교토대학교 교수는 미국과 일본의 지열발전에 대해 설명하고, 포항지진을 발생시킨 원인인 지열발전의 문제점에 대해 논했다.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이강덕 포항시장은 “심포지엄에 참석해 포항지진에 관한 연구결과를 발표해준 국내외 연사들에게 감사하다”면서 “국내외 전문가들에게 포항지진에 관한 심도 있는 연구를 통해 포항지진과 같은 불행한 재난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지혜를 모아 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바름기자

    이바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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