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하면 ‘참외’… 노란빛 달콤함으로 유혹
성주하면 ‘참외’… 노란빛 달콤함으로 유혹
  • 전병휴·홍성식 기자
  • 등록일 2019.11.14 20:04
  • 게재일 2019.11.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과거 비닐하우스에서 참외를 기르던 성주군 농민의 모습.
과거 비닐하우스에서 참외를 기르던 성주군 농민의 모습.

특정한 물품이나 음식 또는, 과일이 그 지역의 명칭 바로 뒤에 붙어 도시를 대표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게 존재한다.

경기도 이천의 도자기, 전라북도 전주의 비빔밥 등이 바로 그런 경우.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지역 대표 특산물’이 또 하나 있으니 바로 경북 성주의 참외다.

맛깔스런 노란빛으로 사람들을 달콤하게 유혹하는 과일 참외. 성주군은 바로 이 참외의 주산지다. 많은 사람들의 인식 속에 ‘성주=참외’라는 등식이 새겨져 있다.

내년은 성주가 참외를 본격적으로 기른 지 50년이 되는 해다. 지역을 대표하는 먹을거리가 지천명(知天命)을 맞았으니 성주군으로선 이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

“1970년부터 오늘날까지 우리 군 농가의 보물이 되어준 ‘성주참외’의 50번째 생일을 의미 있게 축하하고 기념할 계획”이라는 게 성주군청의 각오다.
 

내년, 성주참외 50주년 맞는 뜻깊은 해
국내외서 인기, 지역 대표 먹거리로 부상

옛날 위험한 음식 토해내는 약제로 사용
단단한 육질·달달한 맛 ‘최고 품질’ 자랑
맛과 향 우수마케팅 집중… 세계로 ‘GO’

◇참외의 잎은 부지런한 농부의 손과 닮았다

참외는 박과의 1년생 덩굴식물로 타원형의 모양을 가졌고, 노란색·연한 초록색 등 여러 가지 빛깔로 탐스럽게 익는다.

인도 혹은, 중국이 원산지로 알려진 참외는 야생에서 자라던 것을 인간들이 오늘날의 형태로 개량해왔다. 참외의 역사는 의외로 길다. 중국에선 기원전부터 키웠고, 이미 1천500년 전쯤에 현대 품종과 유사한 참외가 생겨났다.

원줄기가 길게 옆으로 뻗어나며 다른 물체로 기어 올라가는 참외. 참외의 잎은 열심히 농사를 짓는 농부들의 손바닥과 닮았다.

6∼7월에 꽃을 피우는 참외는 실수로 위험한 음식을 먹었을 때 이를 토해내는 약제로도 사용됐다.

한국에선 6.25전쟁을 전후해 재래종들이 본격적으로 재배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육질이 단단하고 단맛이 강한 성주참외는 오래 전부터 ‘한국을 대표하는 명품 과일’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자신의 고장에서 생산되는 특산품 ‘참외’에 자부심을 가진 성주군은 ‘나이 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과일’이라는 참외에 대한 선입견을 불식시키고, 20~30대의 젊은 세대까지 ‘성주참외의 팬’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미래 소비층이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도록 ‘성주참외’의 브랜드 이미지를 정착시키는 리뉴얼을 진행하고 있는 것.

사실 성주참외가 고품질 재배 기술을 개발하고, 생산 분야와 시설 분야에서의 발전에 애쓰는 동안 현대인들의 소비 트렌드는 급속도로 변했다.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여기에 외부적 시장 환경 또한 변하고 있다.

성주참외에 열광하며 가격에 상관없이 구매하던 베이비붐 세대들은 이제 대부분 은퇴했거나 은퇴가 가깝다. 빠른 속도로 고령화사회로 가고 있는 한국. 해가 거듭될수록 ‘나 홀로 세대’와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고 있다. 그들은 간편식의 구매와 소비가 이미 일상으로 굳어졌다.

이런 형태의 환경 변화가 농산물의 생산과 소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인구 구조의 변화는 식습관의 변화도 동반하고 있다.

 

성주참외가 거래되는 공판장.
성주참외가 거래되는 공판장.

◇젊은 세대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성주참외로

깎아 먹는 과일보다는 씻어서 먹기 편한 과일, 가벼운 간편식이 21세기형 식습관으로 굳어지고 있는 세태. 성주참외 같은 과일에겐 매우 불리한 시대가 온 것이다. 집에서 밥을 해먹는 오랜 전통마저 무너지고 있는 게 2019년 오늘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친환경·유기농 과일을 선호하고, 스마트폰 기반의 ‘모바일 라이프’가 일상화됐다. 동영상 등 시각 정보에 의존해 소비의 패턴을 결정한다는 것도 이전 세대와는 다른 점이다. 성주군은 이에 발맞춘 ‘참외 홍보 방식’에 고심하고 있다.

“내년엔 성주참외 50주년을 기념하는 것과 함께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를 감안해 감각적이고 매력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새로 만들고, 마케팅에도 진력할 예정”이라는 게 성주군청의 목표다.


이를 위해 성주참외의 장점을 명확히 드러낼 BI(브랜드 이미지의 통일화)와 신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는 캐릭터를 개발하고, 참외를 포장하는 박스와 각종 홍보물에도 디자인의 개념을 입힌다는 계획을 세웠다.

성주참외가 경북을 넘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특화 품목의 하나로 자리매김했다는 건 누구도 부정하기 어렵다. 전국 참외 재배 면적의 70% 이상을 성주군이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만 봐도 그렇다.

성주군의 참외는 농산물 수입이 늘어가는 와중에도 지속적으로 가격이 올랐고, 2019년을 기준으로 조수입 5천50억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연간 18만t이 생산된다는 것은 성주참외가 한국의 대표 과일이라는 걸 증명한다.

성주의 농민들은 “다른 지역은 따라올 수 없는 맛과 향을 가졌고,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 알아주는 명품 브랜드”라는 말로 자신이 기른 참외에 자부심을 드러낸다. 최상의 위치에 우뚝 선 성주참외와 ‘참외의 고장 성주’라는 명성을 앞으로도 이어가기 위해 군민과 군청은 힘을 모으고 있다.

 

한국인은 물론 외국인들도 성주참외의 맛을 보면 엄지를 세운다.
한국인은 물론 외국인들도 성주참외의 맛을 보면 엄지를 세운다.

◇‘성주참외’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한 행사들

내년엔 ‘성주참외 순회 런칭 행사’가 펼쳐질 예정이다. 1년 중 성주참외가 가장 달콤한 향과 맛을 자랑하는 시기인 3월에서 6월까지 집중적으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성주참외 리뉴얼 런칭’은 서울과 광역시 등에서 열리게 된다.

“생산 현장으로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것이 아니라, 소비의 현장으로 진입하는 순회 런칭 행사는 내년에 처음으로 도입하는 것”이란 게 성주군청의 부연이다.

성주군은 개선된 성주참외의 브랜드 이미지를 들고 기존 소비층인 50대 이상 중장년들과 더불어 새로운 소비층인 20~30대들에게 파고든다는 치밀한 계획을 세웠다. 직접 참외를 들고 대학가와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거리로 찾아가는 공격적 마케팅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순회 런칭 행사는 단순한 판매 위주의 홍보 이벤트가 아닌,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풍부하고 문화와 예술이 결합되는 페스티벌 형식으로 소비자들과 만나게 된다.

성주군은 이런 행사를 통해 “2020년이 성주참외 50년이 되는 해임을 전국에 알리고, 참외 주산지로서의 명성을 재정립 시킨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성주를 가본 사람은 이미 봤을 것이다. 대구에서 서쪽 방향으로 국도를 달려 낙동강을 건너면 성주참외를 재배하는 비닐하우스가 장관을 이룬다. 바다처럼 넓은 참외밭은 ‘아름다운 8개의 성주 풍경’ 중 하나가 됐다.

성주군은 영남 내륙에 자리한 분지다. 서북쪽은 가야산에 둘러싸여 겨울 북서풍이 덜하고, 동남쪽은 4대강의 하나인 낙동강을 따라 넓은 평지가 펼쳐진다. 이런 자연환경이 성주를 시설하우스 재배의 최적지로 만들었다.

또한 풍부한 햇빛과 깨끗한 농업용수, 비옥한 미사질 양토(부드러운 모래진흙)가 참외 재배의 적지라는 걸 알려준다.

 

맛과 향 모두에서 최고의 품질을 인정받는 성주참외.
맛과 향 모두에서 최고의 품질을 인정받는 성주참외.

◇지속적인 혁신이 오늘의 성주참외를 있게 해

성주참외의 시설재배가 시작된 것은 1970년대. 오늘날 ‘최고의 참외’라는 위상과 명성을 얻은 배경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하우스 시설재배법을 도입해 발전시킨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성주참외는 2006년 ‘성주참외산업특구’ 지정으로 다시 한 번 도약의 계기를 맞이했다. 특구 지정은 농가소득 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지원 조치인 동시에 성주참외의 차별성과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은 경사였다. 이후 성주군은 농산물산지유통센터를 건립했고, 산지 가격 형성을 주도하는 등 유통 과정에서도 혁신을 추진했다.

2008년 고품질 참외를 소비자에게 공급하기 위한 저급 참외 수매, 2011년 참외 박스 10kg 규격화와 디자인 단일화, 참외사업의 자동화 등이 바로 그 혁신의 결과물이다.

농민들의 노력과 성주군의 지속적인 지원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상품 고급화를 위한 공동브랜드 도입과 철저한 선별 과정을 거쳐 품질을 인증하게 한 것도 참외 가공품 개발, 수출, 기능성 참외 품종 재배 등의 성과로 이어졌다.

반세기의 역사를 가진 성주참외. 성주군은 향후 이를 알리는 기념행사도 열 예정이다. ‘2020년 성주생명문화축제’와 ‘제7회 성주참외 페스티벌’ 등이 바로 그것.

이와 관련 성주군청은 “우리 군 농민들은 성주참외의 명성을 만들어준 선대 농민의 수고를 잊지 않고 있다”며 “성주참외 재배 농가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한 각종 프로젝트를 꾸준히 추진할 방침”이라고 약속했다.

/전병휴·홍성식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