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호경북부
황성호 경북부

천년 전 신라를 방문했던 페르시아인들을 본 신라인들은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서역의 상인들을 맞이했던 신라인들의 생활은 경주의 문화재에서 유물로 만날 수 있다. 다양한 유리잔과 동물의 뿔로 만든 술잔, 각배와 유리병 등은 해양실크로드 문화의 절정기를 맞이했던 신라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문화재다.

문화재만이 역사일까? 통상적으로 사람들은 실크로드를 동양과 서양의 문화와 문물이 만나던 역사적인 길이었고, 대부분 중국에서 끝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 실크로드는 신라 서라벌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한반도에서 발견된 유물들과 경주시 외동읍의 괘릉, 무인석상, 천마총 등은 신라 서라벌이 실크로드의 시작점이자 출발점이었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게 해준다.

역사를 품은 도시에 골든시티 경주는 어떠한 모습으로 미래를 담아야 할까. 실크로드로 대변되는 문화와 교역의 중심지였던 역사속의 경주는 어떠한 방향으로 미래를 향해야 할지 지금 우리 모두 고민해야 할 시기이다.

경주의 근현대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함께하는 원자력발전소의 존재는 경주의 미래를 예측하고 가늠하는데 매우 비중이 큰 요소이다. 인간의 삶에 필수소비재인 전기를 만들고 난 후 발생하는 부산물인 사용후핵연료를 처리하는 방법에 대하여 경주가, 경북이, 전국이 고민하고 있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며 쓰는 전기의 대가인 사용후핵연료의 올바른 처분방안 결정은 전기의 혜택을 받는 우리들이 당연히 선택하고 결정해야 할 당면 과제이다.

원자력발전소의 존재로 인해 주변지역이 이제껏 피해를 입은 것도 있지만, 반대로 유입인구 증가와 주변지역지원금 등으로 지역이 부흥의 기회를 얻은 것 또한 사실이다.

현 시점에서 원자력발전소의 사용후핵연료 포화로 원전가동이 중단될 수도 있다는 점은 경주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다.

정부의 사용후핵연료 공론화 정책에 따라 경주시도 지역실행기구를 구성하고 주민토론회, 시민참여형 조사를 거쳐 지역의 의견을 수렴한다고 한다. 경주의 미래는 우리의 의견을 수렴하여 우리가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공론화와 정부정책의 타이밍이다. 아무리 훌륭한 정책이 나오더라도 타이밍이 늦는다면 무슨 소용인가? 아무리 훌륭한 의사라도 환자가 아플 때 없다면 필요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 아닌가?

/hs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