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투자 등 낮은 성장세 진단
지난 5월보다 0.4·0.2%p 낮춰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와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을 각각 2.0%와 2.3%로 하향 전망했다. 지난 5월에 전망했던 것보다 각각 0.4%포인트, 0.2%포인트 낮춰 잡은 것이다. 내년에는 세계경제의 회복세로 인해 우리나라 경제 여건도 소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내수와 수출 개선이 제한적인 수준에 머무르면서 경제성장률은 올해보다 소폭 상승한 2.3%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KDI는 13일 ‘2019년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2.0%로 수정했다. 지난해 KDI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설정했지만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2.4%로 하향조정했다. 이마저도 달성이 어렵다고 보고 이번 경제전망에서 2.0%로 대폭 내려잡았다.

KDI는 최근 우리 경제는 대내외 수요가 위축되면서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낮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내수는 소비와 투자 모두 민간부문을 중심으로 부진하고, 수요 위축에 따른 수출 부진은 우리 경제의 성장세를 제약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KDI는 상반기 부진했던 설비투자가 3분기에 접어들면서 감소폭이 축소되고 있고 민간 기업의 시설투자가 예정돼있어 4분기 성장률은 상대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해 계획한 시설투자 29조원 중 약 42%에 해당하는 12조2천억원을 4분기에 집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10월 초 착공된 대산석유화학공장도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정부가 예산 이·불용을 최소화하면서 재정 집행률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도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으로 KDI는 분석했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2.3%로 예상했다. 올해보다는 소폭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수출과 내수 개선이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면서 성장률이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추산한 2019∼2020년 잠재성장률(2.5∼2.6%)을 밑도는 수준이다. 설비투자는 내년에 큰 폭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KDI는 글로벌 반도체 수요 개선이 지연되면서 올해 설비투자가 전년 대비 7.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에는 반도체 수요가 회복되고 기저효과가 작용하면서 8.0%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투자는 주택을 중심으로 한 건축부문에서 부진이 이어져 내년에도 -3.1%의 증가율에 그칠 것으로 보이지만 정부가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확대 편성함에 따라 토목 부문이 개선되면서 올해(-4.1%)보다는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취업자 수는 점진적 경기 개선과 정부 일자리 정책이 생산가능인구(15∼64세) 감소의 부정적 영향을 완충하는 가운데 올해(20만명대 후반)보다 소폭 축소된 20만명대 초반의 증가폭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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