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형시인·산자연중학교 교감
이주형 시인·산자연중학교 교감

지금 교육은 정치에 교육 주권을 빼앗겨 버렸습니다. 그래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권의 입맛대로 재단되어 지금은 원래의 모습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괴기스럽게 변해버렸습니다.

한 나라의 교육은 그 나라의 희망입니다. 교육은 그 나라의 국운(國運)을 책임질 일꾼을 키우는 국가대사(國家大事)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떻습니까? 나라의 희망이어야 할 교육이 오히려 나라를 절망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지금과 같이 정치인들 손에 교육을 계속 맡겨둔다면 우리 교육은 희망과는 영영 결별하고 말 것입니다. 그래서 결국엔 혼돈과 혼란, 갈등과 절망밖에 남지 않을 것입니다.

희망이 부재한 교육의 최대 피해자는 우리 아이들입니다. 학교에서 행복하고 즐겁게 자신과 나라, 나아가 세계의 밝은 미래를 위해 열심히 학교생활을 해야 할 학생들이 한줄 세우기 시험에 숨도 못 쉬고 있습니다. 정치판 교육시스템에 꿈을 저당(抵當)잡힌 채 하루하루를 힘들게 버티고 있는 우리 아이들이 과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요? 이미 많은 아이들이 교문을 박차고 나갔습니다. 교육 당국은 통계 숫자로 학교 밖 청소년들이 줄었다고 하지만, 글쎄요?

초등학교 6학년 아이가 말합니다. “여기가 어디야?” 필자에게 내민 휴대전화 화면에는 서울대학교 정문 사진이 있었습니다. 필자는 아이의 그 다음 말이 궁금했습니다. 혹시나 거기를 가겠다고 하면 어떻게 할까 걱정을 하며 아이의 다음 말을 기다렸습니다. “내 친구들 정말 불쌍하다. 엄마들이 억지로 가자고 해서 지금 여기에 가 있대. 내 친구들 이제 초등학생밖에 안 됐는데도 서울대 가려고 학원 엄청 다녀. 아는 중학교 언니는 학원에서 벌써 고등학교 수학한대! 이거 너무 심하지 않아!”

이 말은 결코 ‘SKY 캐슬’과 같은 입시 풍자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대사가 아닙니다. 바로 우리의 이야기입니다.

정부나 교육청에서는 선행학습 금지법 등을 들며 학교교육과정을 잘 통제하고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또 사교육 현황과 같은 신뢰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수치로 국민들의 눈을 가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학교 교육을 믿고 학교에서 자녀의 미래를 준비하는 학부모가 얼마나 될까요? 심지어 교육계 종사자들도 입시를 위해 당신 자녀는 학원을 보내는 게 이 나라 교육 현실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자고?”라고 물으시면, 죄송하지만 저 또한 뾰족한 답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한 가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편향된 정치 이념에 사로잡혀 이 나라 교육을 일류, 이류 등으로 나누는 어용 정치 교육 관료들을 교육계에서 내모는 것입니다. 그리고 교육만큼은 대통령도 간섭할 수 없도록 초강력 법적 장치를 만드는 것입니다.

인구 절벽으로 세계에서 제일 먼저 사라질 나라가 대한민국이라고 합니다. 이런 비극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교육부터 살려야 합니다. 그 방법은 교육 독립 운동입니다. 그 시작은 정치인들에게 빼앗긴 교육 주권을 되찾는 일입니다. 교육이 정치로부터 완전한 독립을 이룰 때만이 우리나라에도 새로운 미래의 희망이 싹틀 것입니다. 이 나라의 미래를 외칩니다. “정치인 여러분, 강탈해 가신 교육 주권을 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