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아이들에 희망 주고 싶었다”
“소외된 아이들에 희망 주고 싶었다”
  • 연합뉴스
  • 등록일 2019.11.12 20:12
  • 게재일 2019.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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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한 감독, 일본 책 원작 영화
‘어제 일은 모두 괜찮아’ 21일 개봉
아이들 곁에 있어 주려는 선생님
소외된 청소년·각기 다른 이야기
내레이션 부분 집중 … 공감 ‘UP’

영화 ‘어제 일은 모두 괜찮아’. /부영엔터테인먼트 제공
“오늘부터 달라질 수 있다고 마음먹으면 도와줄 누군가가 분명히 나타날 것이라는 희망 주고 싶었죠.”

‘바람’(2009)의 이성한(48) 감독이 안타까우면서도 마음 따뜻한 새 성장 영화로 돌아왔다. 오는 21일 개봉하는 새 영화 ‘어제 일은 모두 괜찮아’는 일본의 고등학교 교사이자 작가인 미즈타니 오사무의 책 ‘얘들아 너희가 나쁜 게 아니야’를 원작으로 한다.

1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이 감독은 영화 속에 미즈타니 오사무 역할로 등장하는 민재처럼 따뜻하고 진중했다. 그는 “2012년 원작을 소개받아 처음 읽었는데, 읽는 순간에 영화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영화에는 학교와 가정에서 소외돼 각기 다르지만, 또 같은 이유로 고통받고 좌절하는 청소년들이 나온다.

아픈 엄마와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힘들어하며 본드에 중독된 준영, 어머니와 둘이 살며 외삼촌의 폭력에 시달리는 지근, 친구들에게는 말하지 못하는 학교 폭력에 시달리는 용주, 부모님이 하시는 가게를 도와야 해 매일 학교에 지각하는 현정, 공부를 잘하지만 고아라는 이유로 같은 반 친구들에게 따돌림당하는 수연까지.

선생인 민재는 과거 준영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다른 아이들만은 지켜내기 위해 노력한다. 그는 언제나 아이들 곁에 있어 주려고 하고 그들을 질책하지 않는다.

원작 책이 에피소드 형식으로 된 까닭에 시나리오 작업에만 6년이 걸렸다. 준영의 이야기와 민재의 내레이션만 원작에 있는 내용이고, 나머지 아이들의 이야기는 현직 교사인 전정 작가의 각본과 국내에서 사례 조사 등을 통해 완성됐다. “책을 2012년 10월에 읽고 같은 해 11월에 미즈타니 오사무 선생님을 만나러 갔죠. 흔쾌히 영화화에 동의해주셨어요. 그전에도 영화화하겠다고 한 사람들이 있었지만, 저희의 진심을 봐주셨죠. 다만, 선생님을 영웅으로 그리지만 말아 달라고, 아이들의 이야기로 만들어달라고 부탁하셨어요. 완성작을 보시고 잘 만들었다고 해주셨죠.”

아이들을 따뜻한 눈으로 지켜보고 기다려주는 민재의 내레이션이 영화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이 감독은 “내레이션이 영화에서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전주영화제와 부산 청소년 영화제에서 상영했는데, 내레이션에 공감한 분들이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우리 영화가 필요했던 분들이라고 생각해요. 정말 주위에 아무도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오셔서 보시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어른을 만날 때까지 버텨주시고, 꼭 만나서 세상이 살만하다는 것을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이 감독은 “미즈타니 오사무 선생님도, 나도 나이는 들었지만, 어른이라고 스스로 느끼지는 못한다”며 “그렇다고 아이들에게 ‘나도 너희들처럼 컸어’, ‘나도 피해자야’ 하기보다는 어른으로서 아이들을 보듬고 붙잡아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스페어’(2008)로 데뷔해 ‘바람’(2009), ‘히트’(2011) 등을 연출한 이성한 감독은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의 막내아들이다. ‘바람’을 비롯해 이번 영화까지 성장 영화에 끌리는 이유에 대해 이 감독은 “내가 중학교 1학년 때 청룽의 ‘쾌찬차’를 보고 영화감독이 되겠다고 결심한 만큼, 청소년기가 가장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저는 열 네살, 중학교 1학년 때 가진 초심으로 지금까지 살아온 것 같아요. 아무도 믿지 않을 수도 있고, 색안경을 끼고 보실 수도 있지만, 큰 배급사의 지원을 받을 수 없는 구조에서 어렵게 영화를 만들고 있어요. 제가 처한 상황에서 열심히 영화를 만들고 있다는, 그 진정성을 알아주시면 좋겠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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