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질투를 표현하는 것은 인간과 똑같다.

질투의 정신의학적, 사전적 정의는 사랑하고 있는 상대가 자기 이외의 인물을 사랑하고 있을 때 일어나는 대인 감정 같은 것을 말한다. 경쟁자의 실제적 혹은 가정된 이득에 대한 부러움을 의미하는데, 질투는 종종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좋아한다는 의심을 수반한다. 질투의 목적은 욕구 충족이나 관심만이 아니라 사랑을 얻는 것이다. 복잡한 인지들이 질투라는 감정에 포함되므로 인간만이 느끼는 감정으로 여겨진다.

개들도 질투를 느낄까? 개를 기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개가 질투심을 드러낸다는 말을 자주한다.

다른 개와 함께 있을 때 개가 질투를 느끼고 다른 개를 밀쳐내고 옆으로 밀고 들어온다든지, 다른 개를 밀어내고 기댄다는 이야기는 흔한 이야기이고, 다른 개의 배를 문지르면 슬쩍 옆으로 다가와서 문질러달라는 듯한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개와 함께 사는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질투라고 부르는 감정을 목격하는데, 개들이 폭넓은 감정을 느낀다는 사실은 과학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해리스와 프로보스트의 2014년 ‘개들의 질투’라는 연구에 의하면 개들이 다른 개체의 성공, 이익, 행동, 소유 등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 방식으로 질투를 경험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들은 인간 유아에 대한 질투연구와 동일한 실험을 통해 36마리의 개를 조사했다. 주인이 개를 무시하고 다른 일을 하는 동안 비디오로 개의 반응을 촬영했다. 주인은 짖거나 꼬리를 흔들게 작동시킨 장난감 개와 놀거나 색다른 대상(헬로윈 축제때 사탕을 담는통)을 만지거나, 유아용 책을 큰소리로 읽었다. 개들은 주인이 장난감 개에게 애정어린 행동을 보일 때 확연히 질투하는 행동(달려들거나, 주인과 개사이에 끼어들거나, 주인이나 개를 밀치고 건드리는 등)을 나타냈지만 무생물 대상에 관심을 보일때는 훨씬 질투행동이 덜했다. 개와 인간이 긴밀하고 지속적인 유대감을 형성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데, 주인이 옆에 있으면 개의 왼쪽 눈썹이 더 많이 움직이는 반면에, 매력적인 장난감을 보더라도 개의 눈썹 움직임이 없다는 것을 관찰한 연구결과가 있다. 연구자들은 이것을 주인에 대한 개의 애착을 반영한다고 해석한다.

또한 개 12마리를 fMRI(기능적 자기공명장치)기계에 들어가도록 훈련해서 활동중인 뇌를 관찰한 결과에 따르면 개들은 다른 개의 냄새에 비해 인간의 냄새에 더 강하게 반응했으며, 개들이 아는 사람에게 반응할 때 꼬리핵이라는 뇌부위가 가동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결과는 사람들도 자신이 즐기는 것을 기대할 때 꼬리핵이 가동된다는 점과 비슷했다. 여러 연구의 결과들은 개들의 사회적 삶에서 인간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확인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fMRI를 사용한 다른 연구에 의하면 개들은 인간과 마찬가지로 좌반구를 사용해 단어를 처리하고 우반구로 억양을 처리하며 그런다음 그 둘을 결합해서 무슨 말인지 이해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동훈
이동훈

개의 뇌에 있는 보상중추에서는 억양과 의미가 모두 칭찬을 나타낼 때만 불이 켜졌는데, 결국 개들은 사람들이 무엇을 말하는지, 어떻게 말하는지를 모두 알아차린다는 의미이다.

2017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측정함으로써 개들이 인간의 감정을 파악할 뿐 아니라 주인의 특정한 개성요소를 채택하기도 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주인이 불안성향이 있을 때 개들도 위협과 스트레스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는데, 주인이 음울하고 불안해하면 곁에 있는 개의 성격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혀냈다. 개는 질투를 느낄 정도의 감정적 존재이며 사람과의 유대관계를 통해 살아가는 사회적 감정을 가진 존재임을 개와 함께하는 사람들이 알고 배려하고 공부하고 존중해야 할 것이다.

/서라벌대 반려동물학과 학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