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황교안 대표
“대한민국 근간 무너지고 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
“어느 나라 정당인지 의심”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br>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br>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br>​​​​​​​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청와대 만찬회동에서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재개에 뜻을 모았지만, 여야는 이튿날인 11일 바로 격렬한 공방을 펼쳤다. 여야5당대표 간 만남을 계기로 정국현안 처리가 순조로와질 것이라는 기대도 일부 있었지만, 내년도 예산안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개혁법안 등 쟁점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차가 조금도 좁혀지지 않는 모습이다.

문희상 국회의장의 해외순방으로 이날 예정된 여야 원내대표간 정례회동이 하루 늦춰진 가운데, 한국당은 임기 반환점을 맞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에 더욱 힘을 쏟는 분위기다.

황교안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한민국은 하염없이 추락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권의 꿀 바른 화려한 독버섯 같은 정책들, 국민을 현혹해서 오직 자신들의 정권을 유지하는 게 목적인 정책을 폐기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맹비난했다. 황 대표는 “소득주도성장과 반(反)시장·반기업 정책에 따른 주요 기업들의 마이너스 실적, 수출과 좋은 일자리 감소, 무장해제 안보와 고립 외교, 대통령 한마디에 오락가락하는 교육정책” 등을 열거하며 “국정 전 분야에서 대한민국의 근간이 무너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대한민국을 정상에서 비정상으로, 자유에서 억압으로, 번영에서 침체로 더 나쁘게 대전환시켰다”며 “실패의 폭주를 막기 위한 집권 후반기 첫 번째 과제가 바로 예산심의”라고 언급, 예산안 처리 협상 과정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에 맞서 더불어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의 예산안 삭감 주장과‘막말 논란’을 두고 맹비난했다. 이해찬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년 정부예산안 14조5천억원 삭감’을 주장하는 한국당을 겨냥해 “안보·미래 먹거리 예산을 깎겠다는 것은 나라 살림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게 하는 태도”라며 “어느 나라 정당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인영 원내대표도 회의에서 전날 청와대 회동에 대해 “모처럼 반가운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줬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도 “일자리 예산을 삭감하겠다는 한국당이 서민 등을 휘게 하는 진짜 등골 브레이커 정당”이라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여야간 여전히 냉기류가 흐르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코앞으로 다가온 굵직한 국회 일정들을 감안할 때 여야가 어떤 형태로든 다시 마주 앉을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예산안 법정 처리시한이 3주 뒤인 내달 2일로 못 박혀있는 데다, 패스트트랙 선거제 개혁안(11월 27일)·검찰개혁법안(12월 3일) 등의 본회의 부의 시점도 임박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2일 열릴 문 의장과 원내대표 회동을 기점으로 여야 교섭단체 ‘3+3(원내대표 외 1인)’ 협상, 여야 5당이 참여하는 정치협상회의 실무회의 등 테이블의 재가동과 관련한 논의가 순차적으로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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