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이 나도 특별법 하나 못 만드는 나라인가
지진이 나도 특별법 하나 못 만드는 나라인가
  • 등록일 2019.11.11 18:55
  • 게재일 2019.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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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5일이면 포항지진이 발생한 지 만 2년이 된다. 2년이란 긴세월이 흘렀으나 포항시민은 여전히 지진의 피해자다. 피해보상은 고사하고 포항 흥해실내체육관에 설치된 임시대피소에는 아직도 수많은 주민이 텐트 속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본지 취재에 의하면 이재민들은 화재 위험성 때문에 날씨가 차가워졌음에도 전기사용을 못해 손난로 2개에 의지한 채 오들오들 떨며 새우잠을 청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이제 악에 받쳐 “정부는 우리를 버렸다”고 생각하며 그래도 끝까지 싸워서 이겨낼 거라고 했다. 2년의 세월을 보낸 이재민의 마음에는 분노와 원망만 쌓여갈 뿐이라 한다.

포항지진이 국책사업을 벌이던 연구기관에 의한 인재였음이 확인됐음에도 정부는 아직도 공식적인 사과 한번 없었다. 특별법 제정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서 눈치만 본다. 국내 지진 사상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포항시에 대한 정부의 태도는 지극히 실망스럽다 하지 않을 수 없다. 뒤늦게 검찰이 나서 한국자원지질연구원 등 관련 단체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으나 책임이 돌아 올까봐 돌아서 있는 정부의 태도가 더 밉다. 여야 정치권은 특별법을 국회 상정했으나 특별법 내용을 두고 서로가 조금의 양보도 없다. 서로 남 탓만 하고 하세월이다. 내년 4월 국회의원 선거 전까지 산자위 및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면 특별법은 자연스럽게 폐기된다. 포항시민의 고통도 그만큼 연장될 것이다.

포항은 2년 전 발생한 규모 5.4 지진으로 인명피해 118명, 이재민 2천여명, 시설피해 5만6천여건, 피해 추정액 3천323억원(한국은행 포항본부 집계)에 달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포항에 살던 주민들의 타도시 이탈이다. 집값이 떨어지고 관광객이 감소하며 포항 경제는 날로 피폐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별법은 이런 문제를 해결해주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여야 정치권이 풀지 않는다면 피해주민은 세 번째 겨울을 또다시 임시대피소에서 맞아야 한다. 특별법 제정에 대한 공감을 한다면 끝장 토론이라도 벌여 해법을 찾아야 한다. 정부도 지진이란 큰 재난에 처한 주민대책에 적극 나서 국가가 국민의 아픔을 아우르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 국민도 국가를 신뢰할 것이다. 특별법도 하나 만들지 못한다면 누가 나라를 믿고 의지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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