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여야 5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회동을 가졌다. 이에 앞서 청와대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상조 정책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이에 앞서 춘추관에서 브리핑 형식의 기자간담회를 했다. 정상적인 민주국가라면 일상적으로 펼쳐져야 할 행보가 무슨 특별행사 치르듯 전개된다는 사실은 씁쓸한 일이다. 임기 반환점을 돌아선 문재인 정권은 지금부터라도 ‘소통과 협치’의 정신을 살려내어 신실하게 실천해야 할 것이다.

문 대통령의 모친상 조문 답례 형식으로 성사된 청와대 회동에서는 패스트트랙 안건, 북·미 비핵화 협상, 한·일 갈등, 탄력근로제 확대 등 다양한 국정 현안들이 폭넓게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선거제 개혁과 관련해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손학규 미래당 대표가 고성을 주고받을 정도로 솔직한 대화가 오갔다고 한다. 야당 대표들은 문 대통령에게 탕평과 포용, 회동 정례화 등을 주문했다.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책실장, 국가안보실장이 현 정부 들어 처음 춘추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노 실장 등이 문재인 정부 전반기에 대해 “대전환의 시기”라며 자찬한 것은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대목이다. 그러나 성과를 강조하며 “더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더 많은 국민과 소통하겠다”고 밝힌 것은 평가할 만하다. 문 대통령은 오는 19일 생방송 ‘타운홀(town hall) 방식’의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소통 행보를 이어간다고 한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이를 계기로 불통의 고질병을 확실히 개선하게 되길 기대한다.

문재인 정권의 임기 전반기 행태를 보면 잘못 놓인 포석이 한둘이 아니다. 당장 경제정책 실패로 국민의 체감경기는 더할 나위 없도록 피폐해졌다. 시종일관 거듭하고 있는 ‘포퓰리즘’ 행태부터 싹 걷어내야 한다. 대통령이나 정책 책임자들의 ‘하는 척’하기만 하는 쇼부터 모두 중지하고, 진정한 소통과 협치의 자세를 보여주어야 한다. 그래서 온 나라를 뒤덮고 있는 분열의 암운부터 남김없이 제거해야 한다. 오만과 독선의 굳은살을 서둘러 녹여내지 않는 한 새로운 대한민국, 성공한 정권은 공염불일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