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포함 전원 명의 성명 발표
누가 먼저 희생에는 논란 남아

자유한국당 초선 의원들이 7일 전·현직 지도부와 잠재적 대권 후보권,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을 향해 내년 총선에서의 험지 출마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그러나 김태흠 의원에 이어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중진 험지 출마’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누가 쇄신의 당사자가 될 지에 대한 문제가 남아 있다.

한국당 초선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모임을 열어 “늘 위기에서 빛났던 선배 의원님들의 경륜과 연륜이 또 한 번 빚을 발해야 하는 중요한 때”라며 이같은 의견을 담은 성명서를 44명 전원 명의로 발표했다. 대구·경북(TK) 지역 초선 의원들 모두가 이날 성명서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철저한 자기반성을 통해 스스로 기득권을 내려놓는 아름다운 자기희생에 앞장서야 한다. 그 흐름의 물꼬를 트기 위해 누군가의 헌신과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선배 의원님들께서 대한민국의 정치 발전을 위해 큰 걸음걸이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대한민국의 더 나은 내일을 만들기 위해 ‘국지전’에서의 승리가 아닌, 당과 국가를 구하는 수도권과 같은 전략적 요충지에서 승전보를 전해달라”고 촉구했다. 모임을 주도한 이양수 의원은 성명서에 담긴 ‘선배 의원님’의 범위에 대해 “중진 의원들”이라며 “전·현직 당 지도부와 이른바 ‘잠룡’이라는 대권후보군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3선 이상 중진 의원뿐만 아니라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 대구 수성갑 출마를 노리는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 홍준표 전 대표 등이 모두 해당된다는 것이다.

초선 의원들은 “우리 모두의 희생이 필요하다면 초선 의원들도 주저하지 않고 동참하겠다”며 “내년 총선과 관련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당에 백지위임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동참’과 ‘백지위임’의 의미에 대해 이 의원은 “낙천한다고 해서 나가서 (무소속) 출마한다든지, 해당행위를 하지 않고 당의 승리를 위해 모두 감수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누가 먼저 희생하는가에 대한 문제는 남아 있다. 초·재선 의원들은 3선 이상의 중진 의원들에게 희생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작 초·재선 의원들은 거부 의사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성명서에 이름을 올린 한국당 정종섭(대구 동갑) 의원의 경우 “당시 불출마 선언을 한 게 아니고, 당 쇄신 차원에서 한 얘기였는데 당에 변화가 전혀 없었다”며 말을 바꾼 채 출마를 준비 중이다. 이 때문에 지역정가에서는 본인들의 희생이 먼저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대 총선 당시 ‘진박 감별사’를 자처하며 친박계로 공천받았던 의원들도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형남기자

    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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