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야유와 고함을 칠건가
언제까지 야유와 고함을 칠건가
  • 등록일 2019.11.07 19:05
  • 게재일 2019.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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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의호 포스텍 명예교수·산업경영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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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회에서 벌어진 코미디를 보면서 참으로 암담한 한국의 의회 문화에 경악하게 된다. 국회 운영위의 청와대 대상 국정감사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에게 한 ‘우기지 좀 마세요’라는 발언에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우기다’가 뭐냐”고 소리치고 반말을 하는 장면이 TV에 고스란히 담겼다. 고성이 오가자 여야 의원들이 가세하면서 결국 자정을 앞두고 운영위 국정감사는 정회되었다. 아마도 이번 경우는 “피장파장”이란 말이 어울릴 것 같다. “우기다”라는 표현 대신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와 같은 좀 더 품위있고 상대방을 고려하는 표현을 썼으면 하는 아쉬움과 함께 그렇다고 하여도 피감 기관장 뒤에 앉아 있다가 반말로 끼어들면서 고함치는 모습도 결코 정상적이거나 보기 좋은 상황은 결코 아니다.

사실 야유와 고함으로 늘 얼룩지는 국감 모습은 우리에게 너무 익숙하다. 그러한 모습은 해가 지나도 하나도 달라지지 않고 있다. 아이로니컬한 것은 국회의원을 하던 사람이 피감기관장이 되면 국감모습의 폐혜를 절실히 느끼지만 다시 국회로 돌아가면 마찬가지 모습으로 다시 돌아간다. 피감 기관장도 국회의원이 되면 피감 기관장이던 시절을 금새 잊고 야유와 고함치는 국회의원으로 변하고 있다.

지금 한국 국회의 국정감사는 이대로는 안 된다는 탄식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국감에서 의원들이 기관장에게 질문해 놓고 답변할 기회를 안주고 윽박지르거나 인격모독적인 공격을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고 그런 일들이 결국 이번 강기정 사태까지 일어나게 하였다.

강기정 수석의 자세를 변론할 마음은 없지만 우리나라 국회의 국감, 청문회 문화는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 미국에는 국감제도가 없지만 미국 국회의원들이 청문회에서 보여주는 모습을 우리 국회는 절대 배울 필요가 있다. 미국의 국회의원들은 대부분 정책과 운영방안, 업무효율과 낭비 등 정책적인 질문을 통해 감시기능을 발휘하고 있다. 한국처럼 개인적인 신상문제나 인격살인적인 질문을 하고 야유하거나 고함을 치지 않는다. 미국처럼 차라리 국감 제도를 없애는 것도 한 방법이다. 사실상 국감은 국회의원들의 과시를 위한 존재감 알리기의‘쇼’로 전락하고 있고 피감 기관들은 어떻게든 넘기고 보자는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미국의 청문회에서 품격있고 예의있는 질문대답과 함께 느끼는 건 국회의원들의 질문 수준이다. 매우 수준높은 질문이 오가는 걸 흔히 볼 수 있어 의원들이 평소 많은 공부를 한다는 느낌을 준다.

한번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국회의원들의 의회활동 평가에 ‘야유와 고함’항목을 넣으면 어떨까? 또 ‘비속어 사용’의 항목도 넣었으면 한다. 그런 항목을 통해 국회의원 활동을 평가한다면 국회의 국정감사나 청문회의 분위기가 나아지지 않을까? 언제까지 국회는 야유와 고함의 대명사가 될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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