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지역항공사 다시 취항해야 한다
④ 에어부산, 지역과 함께 성공을 이루다

비행 중인 에어부산 항공기의 모습 /에어부산 제공

□ 12년간 에어부산이 걸어온 길

에어부산은 지난 2007년 8월, 부산시와 부산 지역 상공계가 힘을 합쳐 부산국제항공으로 처음 출범했다. 이후 2008년 2월, 아시아나항공의 대주주 참여를 통해 에어부산이라는 이름으로 공식 재출범했다. 에어부산은 지역의 항공교통 편의 증진과 일자리 창출, 그리고 지역 관광 활성화를 목표로 2008년 10월 27일, 부산∼김포 노선으로 첫 취항했다. 당시 항공기 2대, 임직원 수는 100명이 채 되지 않는 항공사였다. 포항의 지역항공사였던 에어포항과 비슷한 규모였다. 하지만 취항 초부터 일관되게 회사의 핵심가치인 안전성·편리성·경제성을 잘 지켜가며 운영해온 결과, 2019년 현재 26대의 항공기, 국내외 39개 노선, 1천400명이 넘는 임직원이 근무하는 LCC 대표 항공사로 거듭났다. 특히 취항 첫해인 2008년 김해국제공항 전체 이용객 점유율이 1.4%에 불과했지만 6년 만인 2014년에 점유율 34.5%를 기록하며 대형 항공사를 제치고 김해국제공항 이용객 1위 항공사로 등극했다. 현재는 김해공항과 대구공항에서 총 32%의 이용객 점유율을 차지해 명실상부 영남권 제1항공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역 항공 편의 증진·일자리 창출 목표 출범
대형항공사 독점 노선에 진입해 하늘길 확장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연계 행사 등 눈길

에어부산 본사가 인근에 위치한 김해공항의 내부 모습. /에어부산 제공
에어부산 본사가 인근에 위치한 김해공항의 내부 모습. /에어부산 제공

□ 부산 하늘길 확장의 일등공신, 에어부산

지역의 항공 교통 편의 증진을 사명으로 출범한 에어부산은 2008년 부산∼김포 노선 취항 후 지속적으로 지역의 하늘길을 넓혀왔으며, 현재 김해공항을 이용하는 승객 중 가장 많은 승객이 에어부산을 이용하고 있다. 불과 수년 전만 해도 부산에서는 가까운 해외 지역의 직항 노선이 없어 인천공항까지 가서 항공편을 이용해야만 했다. 일반대중교통수단은 수도권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였지만 유독 항공편만은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에 비해 노선 수나 운항횟수가 매우 적었다. 이러한 열세는 지역민들이 인천공항까지 갈 수밖에 없게 만들어 불필요한 시간과 비용 가중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는 것이 에어부산의 설립 목적 중 또다른 한 가지였다.

에어부산은 현재 국내 7개, 국제 32개 등 총 39개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초창기 당시에는 인기 노선이 아니었던 부산∼타이베이, 부산∼마카오 노선 등 신규 노선을 발굴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 현재와 같은 인기 노선으로 만들었다. 또한 기존 대형항공사의 인천발 독점 노선이었던 몽골 울란바토르 노선에 어렵게 진입해 승객들의 선택폭을 넓혔으며, 대만 가오슝, 중국 시안 노선 등 부산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노선도 적극적으로 개발·취항해 새로운 여행 수요를 창출했다.

한국공항공사의 항공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김해국제공항 전체 이용객은 약 1천700만 명으로 본격적으로 이용객 수가 증가한 2010년과 비교해 약 900만 명이 증가했다. 지난해 에어부산의 이용객은 600만여 명으로 2010년 대비 약 400만 명 증가했다. 김해공항 이용객 증가분의 절반 수준인 44% 이상을 담당하며 김해공항 전체 이용객 증가를 이끈 것이다.

특히 에어부산이 국제선을 첫 취항한 2010년 이후의 전체 이용객 수 증가 추이와 김해국제공항 전체 이용객 수의 증가 추이가 같은 증가폭을 보이는 점을 감안해보면, 김해국제공항의 이용객 및 항공수요 증대의 일등공신이 바로 에어부산임을 알 수 있다.

 

지역항공길을 열며 부산 특유의 지역성도 함께 살린 일명 ‘끼룩이네’ 에어부산의 본사 전경. /에어부산 제공
지역항공길을 열며 부산 특유의 지역성도 함께 살린 일명 ‘끼룩이네’ 에어부산의 본사 전경. /에어부산 제공

□ 에어부산의 성공 비결

에어부산에는 독특한 이벤트도 있다. 7년째 ‘웃음 전용기’행사를 벌이고 있기 때문. 이는 사우스웨스트의 직원 및 고객들의 웃음 유도 이벤트와도 흡사 닮아있다.

올해는 코미디언 변기수와 오나미가 일일 승무원으로서 참여해 기내 분위기를 더욱 따뜻하게 만들었다.

이 행사는 매년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의 시작을 알리는 에어부산의 대표적인 행사이기도 하다. 코미디언들의 유쾌한 입담과 기내방송을 진행하며 이용객들의 웃음을 자아내 ‘타면 즐거운’ 에어부산의 이미지 창출에도 기여를 하고 있다.

음료 제공과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공연 관람 티켓 증정, 에어부산 굿즈 등 경품 추첨 이벤트도 에어부산에서만 이뤄지는 진풍경이다. 에어부산의 승무원들이 직접 야구장에 등장해 시구를 하는 행사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야구 경기 관람시 주의해야 하는 사항을 평소 기내 안전방송을 하듯이 안내하는 색다른 장면도 연출됐다.

지역민들과 소통하는 퍼포먼스의 개발을 통해 에어부산을 알림과 동시에, 향후 국내외 노선 개척시 잠재 이용고객을 미리 선점하는 기대효과도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마케팅 효과가 에어부산의 탑승 자체의 매력을 전달해 이용객들로부터의 좋은 반응도 얻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연구원의 ‘2018년 항공교통서비스 평가’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에어부산은 ‘예약 및 발권의 용이성’과 ‘탑승 수속의 용이성’, ‘정보제공의 적절성’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이며 이용자 만족도 1위에 올라섰다.

이러한 성과와 더불어, 에어부산은 부산지역 사람들의 애향심을 크게 자극하는 이미지인 ‘부산 갈매기’모양을 로고로 사용해 일명 ‘끼룩이네’라는 애칭으로도 불리고 있다.
 

“항공사 규모·조건 맞는 틈새노선 발굴 중요해”

인터뷰 ▶▶ 박진우 에어부산 홍보팀 과장

-에어부산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에어부산은 지난 2007년 부산국제항공으로 창립됐다. 부산시와 부산상공계 기업체들이 십시일반해 투자금을 모아 시작했다. 특히 신정택 전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이 에어부산의 산파 역할을 함과 동시에 부산시와의 가교 역할, 아시아나 기업 유치 등 혁혁한 도움을 주셨다. 사우스웨스트의 ‘허브 켈러허’와 비슷한 역할을 하셨다. 이후 2008년 2월 아시아나가 대주주로 참여했고 이때 ‘에어부산’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같은해 10월 비행기 2대로 부산∼김포 노선을 취항하면서 오늘날까지 이르렀다.

-LCC 항공사 운영의 애로사항은.

△LCC가 안전하지 않다는 막연한 인식을 타파하는 것이 선행 과제였다. 이에 안전 관련 투자에 초기 역량을 집중했다. 기존 대형항공사로부터 견제도 만만치 않았다. 영업과 계약부분 등 지역 여행사들이 에어부산과의 관계를 가까이 하지 않도록 하는 ‘텃세’가 존재했다. 또한 운항승무원을 채용해 양성하면 일부를 대형항공사에서 빼가기도 했다.

-에어부산을 자랑한다면.

△가장 안전한 항공사이자 정부로부터도 가장 좋은 평가를 받는 LCC 항공사가 ‘에어부산’이라고 자부한다. 국내 3대 서비스 평가기관에서도 LCC 중 유일하게 최고 7년 연속 등 1위를 계속 선점하고 있다. 안전에서도 검증됐고 지역에서도 사랑받고 있는 항공브랜드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부산지역 젊은이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일반사무직 인원의 70%가 지역 출신으로 구성돼 있고 올해로 12년째인 에어부산은 직원수 기준으로 부산 기업 중 6위를 차지할 정도로 지역경기 활성화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포항 거점 LCC 항공사 설립을 위해 조언을 한다면.

△에어부산은 2014년부터 대한항공을 제치고 김해공항 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 이 과정도 그리 녹록하지는 않았다. 우리 역시 대형항공사뿐만 아니라 KTX·SRT 등과도 경쟁해야 했다. 이에 출장 수요가 많은 점에 착안해 신속하면서도 안전에 대한 신뢰도를 확보하는 것에 주력했다.

항공사는 또한 자본금이 든든하게 받쳐줘야 하는데, 포항에서도 주요 대기업·중소기업들이 십시일반해 지역 하늘길 창출에 도움을 주는 방식도 고려될 필요가 있다. 넉넉한 자본금은 곧 안전과 서비스로의 투자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국토부에서도 최근 신규 LCC 항공사 면허 발급시에도 자본금 헤드라인을 따로 정해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

-지역항공사 설립을 준비하는 포항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각 지역에 맞는 항공사는 그 존재가치가 분명하다. 유럽의 경우, 소형항공기를 운항하는 지역항공사가 많이 있다. 포항지역에 맞는 노선을 우선 검토해야 하고, 울릉공항이 신설되는 것을 대비해 울릉 노선도 고려해 볼만하다. 무조건 특정 노선을 고집하기보단 항공사 규모와 조건에 맞는 틈새노선을 발굴해 특색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아 작성된 것입니다.

/황영우기자 hy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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