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회에서 드러난 청와대 참모진의 오만하거나 무능하기 짝이 없는 태도가 정국의 새로운 논란거리로 등장했다. 문재인 정권이 엉망으로 꼬인 난국의 실타래를 풀어내기 위해서 국정쇄신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불통·무능에다가 방자하기까지 한 이런 수준의 참모진으로는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할 것이다. 실정을 조금이라도 만회하기 위해서는 당장 인적 쇄신부터 단행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며칠 전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는 희귀한 장면이 연출됐다.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인 나경원 의원이 정의용 안보실장을 상대로 안보 불안문제를 제기하며 질책하자, 뒷자리에 앉아있던 강기정 정무수석이 벌떡 일어나 고함을 지르며 나 의원과 설전을 주고받았다.

또 있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묻는 한국당 송언석 의원의 질의에 이호승 경제수석은 천장을 바라보면서 한동안 답변을 하지 못하다가 참모들의 조력을 구했다. 송 의원이 “기초적인 답변도 못 하는데 어떻게 경제를 맡길 수 있냐”며 호통을 이어갔으나 이 장면을 보는 국민이 더 답답했을 것이다.

국정감사장에서 펼쳐진 야당의 정치공세와 질문이 과한 측면이 없지 않았지만, 피감기관인 청와대의 답변방식이나 대응 태도는 더 적절하지 않았다. 강기정의 언행은 정무수석의 본분을 완전히 망각한 횡포 수준의 망발이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즉답하지 못하는 이호승 경제수석의 모습은 또 다른 차원에서 실망거리다. 피폐한 경제 현실을 생각하면 분통이 터지고도 남을 허망한 장면이었다. 저런 수준의 참모들을 데리고 나랏일을 하니 문재인 정권이 뭐가 제대로 될까 보냐는 조롱 섞인 민심이 뒤숭숭하다.

진짜 문제는 그 어처구니없는 장면을 연출하고도 청와대가 제대로 된 반성이 없다는 사실이다. 민주국가에서 국회를 무시하는 것은 곧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인기 언행을 앞세워 자기점수만 따려는 참모들이나 무능한 비서들부터 모조리 갈아치워야 한다. “문 대통령이 야당 복은 있어도, 참모 복은 없다”는 박지원 의원의 촌평이 새삼 떠오른다. 불통과 오만과 무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청와대의 행태에 국민의 근심이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