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 들여 워터폴리 3곳 조성
방문객 손꼽을만큼 실패 사례
100억 해상공원은 흉물 전락
곳곳 조형물도 시민 입방아에
주먹구구 집행에 혈세만 낭비
기획단계 철저한 검토 있어야

‘돈만 썼지 활용도는 낙제점’

포항시가 야심차게 추진해온 사업 가운데 상당수가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예산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초기 기대와는 너무 동떨어진 결과를 초래하자, “시정(市政)에 장밋빛 기획(Planning)만 있을 뿐 냉정한 심사분석(Feedback)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똑같은 졸작이 나오는 원인이 제거되지 않고 반복되는 것은 시정이 검정이나 검토없이 일방적인 주먹구구식으로 집행되고 있다는 따가운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생색내기 혹은 전시행정이라는 비판을 받는 사업들 가운데 대표적인 사례가 ‘수변공간 관광자원화 사업’이다. 도심에 가까운 주요 수변공간에 관광자원들을 연결한다는 취지로 워터폴리(Water Folly)란 조형물을 조성했으나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는 지적이다. 워터폴리는 바닷가 등 수변 공간에 짓는 장식용으로 짓는 건축물이나 조형물을 일컫는다.

포항시는 형산강에서 여남동 해안변 일대까지를 주요 관광 포인트로 정하고, 지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50억원을 들여 8곳에 워터폴리를 설치하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현재 3곳만 설치를 마쳤고 추가 설치는 아직 계획되거나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이는 “주민 친화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해양관광명소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시의 바람과는 달리 워터폴리 자체가 별다른 관광객 유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내부적인 검토 결론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영일대해수욕장 워터폴리와 송도해수욕장 워터폴리는 7억3천만원과 7억9천만원을 들여 지었으나 현재 찾는 이가 없어 방치되다시피 하고 있다. 어느 정도의 방문객이 다녀갔는지 등에 대한 기초자료마저 없는 실정이다. 다행히 17억원으로 가장 늦게 조성한 형산강 워터폴리는 시가 인력을 배치하는 등 앞서 꾸민 두 곳보다는 신경을 썼지만, 이 곳도 월간 관람인원이 100명선에 그치고 있어 소기의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7년 4월에 준공된 포항 캐릭터 해상공원도 상황은 워터폴리와 오십보백보다. 100억원(국비 66억원, 도비 9억원, 시비 25억원)을 들여 ‘국내 최초 부력식 해상공원’이란 거창한 타이틀을 걸고 문을 열었지만 방문객이 거의 없는 것은 물론이고, 흉물로 전락해 있다. 이를 해결하고자 입장료를 무료로 전환하는 유인책을 쓰기도 했지만 즐길만한 콘텐츠도 없고 악취를 풍기는 등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날이 갈수록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입장객 수 역시 2017년 총 1만7천411명이었으나 이듬해인 2018년에는 6천여명으로 떨어졌고, 올해는 지난 1월의 100여명을 끝으로 더 이상 집계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외에 포항공항 입구에 조성된 은빛 풍어 조형물, 목제데크 조성 등도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처럼 시책사업의 취지와 목적과 다른 결과가 잇따라 나오는 것에 대해 행정전문가들은 “치적을 내기 위한 포항시 행정의 근본적인 문제를 드러내는 단면”이라고 해석하고 “행정의 의사결정 과정이 투명하고 심도있게 논의되어야 이러한 예산낭비를 줄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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