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오름은 지표면 가까이에서 부는 바람과 비교적 높은 상공에서 부는 바람이 서로 방향이 달라 발생하는 기류현상으로, 지표면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상승해 적란운이 형성되면 지표면 부근에 발생한 소용돌이 바람이 적란운 속으로 상승해 거대한 회오리바람인 용오름(Mesocyclone)이 형성된다. 이때 용오름은 상승기류의 통로가 되고 기압이 내려가게 된다.

이때 상승기류를 타고 상승하는 수증기들이 물방울이 되면서 구름으로 만들어져 깔때기 모양의 구름인 벽운(碧雲)을 형성, 최종적으로는 벽운이 지표면까지 내려와 소용돌이 구름을 만들게 된다. 이때 용오름 속의 상승속도는 100m/sec 정도이며, 상승기류의 속도는 40~90m/sec 정도가 된다. 용오름의 이동속도는 대개 40~70㎞/hr 정도다. 용오름 모양은 깔대기처럼 똑바로 서있는 경우도 있고, 용허리처럼 구불구불 휘어 있을 때도 있다. 이 모습이 꼭 용이 하늘로 승천하는 모양같다고 해서 용오름이라 불리며, 미국의 대평원에서 자주 발생하는 ‘토네이도’와 똑같은 현상이다. 다만, 우리나라에는 산이 많기 때문에 바다에서 주로 나타난다. 또 태풍이 접근할 때나 한랭전선이 통과할 때, 뇌우가 몰아칠 때 등 대기층이 급격히 불안정한 상태에서 생기며, 수직방향으로 소용돌이가 치는 모양이다.

국내에서는 1989년 제주공항, 1993년 김제평야, 1994년 지리산 부근, 1997년 전남 여천 앞바다와 서해 태안반도, 2001년ㆍ2003년ㆍ2005년에 울릉도 등에서 목격됐고, 3일 오전 경북 울진군 부구 앞바다에서 용오름 현상이 나타나 화제를 모았다. 동해 앞바다의 신비롭고 경이로운 자연현상이 힘겨운 이 나라에 길조가 되어주면 얼마나 좋을까.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