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북미정상회담의 조율과정에서 ‘벼랑 끝 전술’을 동원한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를 쏴대고 있다. 대다수 국민은 엄청난 위협을 느끼고 있는데, 이 나라 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천하태평이다. 북한의 도발을 ‘축포’처럼 여기는 게 아니냐는 비아냥마저 듣는다. 북핵을 도외시한 그의 ‘하얀 거짓말’은 정말 위험하다.

북한은 지난달 말 또다시 초대형 방사포 발사 도발을 감행했다. 지난 9월 10일과 8월 24일에 이어 세 번째다. 지난 9월 10일에도 초대형 방사포 2발을 발사했으나, 한 발은 내륙에 낙하해 실패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은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 두 발을 시험발사한 다음 날 지난해에 이어 북한을 또 다시 테러지원국에 다시 지정했다. 미 국무부는 ‘2018년 국가별 테러보고서’에서 북한과 이란·수단·시리아 등 4개국을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렸다.

그러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 경호처 등의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개발하고 있는 미사일 능력은 우리 안보에 아주 위중한 위협이 된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그러면서 “양적·질적으로 우리 미사일 능력이 북한보다 훨씬 우세하다”며 “북한보다 적지 않게 (우리도)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의용 실장의 발언을 좋게 해석하자면 국민의 안보불안 조장을 막기 위한 ‘하얀 거짓말’로 이해할 여지는 있다. 하지만 ‘국가안보는 넘치는 것이 모자라는 것만 못 하다’는 금언에 비춰보면 이는 아주 위험한 인식표출이다. 더욱이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 시험발사를 공개하면서 “기습적인 타격으로 적의 집단목표나 지정된 목표구역을 초강력으로 초토화할 수 있게 되었다”고 강조한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핵미사일을 보유한 그들이 말하는 ‘적’이 바로 우리 남한을 뜻하는 것임이 명약관화한데 안보실장이 “위협이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이 어디 가당키나 한 소리인가. 비대칭 전력의 불균형으로 위태롭기 짝이 없는 대한민국 국가안보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나. 이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