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감정 상태가 전염병처럼 퍼지는 사례는 수백 년 전부터 있었던 일입니다.

14세기 독일 아헨에서 갑자기 지역 주민들이 춤을 추기 시작하는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무도병(Dancing Plague)이라는 독특한 병명까지 생긴 현상입니다. 무도병은 중세 이탈리아, 프랑스, 네덜란드, 스위스, 룩셈부르크 등에서도 자주 목격되었습니다.

웃음이나 춤이 일으키는 격렬한 감정은 사람의 정서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하버드 대학의 니콜라스 리스태키스(Nicolas Christakis) 박사는 사람의 감정과 정서가 어떻게 주위에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10년에 걸친 장기 연구를 시작합니다. 1971년부터 2003년까지 총 1만2천67명을 추적, 연구합니다. 수학과 의학, 과학으로 인간관계의 비밀을 입증합니다.

흔히 행복 바이러스라는 표현을 쓰는데 이게 문학적 수사가 아닌 실제 과학적으로 입증한 겁니다. 행복은 전염된다는 것이지요.

저자는 이 연구 결과를 2011년 컨넥티드라는 책으로 펴냅니다. 한국어 번역본은 ‘행복은 전염된다’. 동료 하버드 교수 제임스 파울러와 사회적 네트워크가 개인의 생활과 건강, 정서, 정치, 종교, 문화, 성적 취향에 이르기까지 서로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지를 탐구하지요. 연구 대상은 3천명, 3만명 나아가 300만명에 이르는 규모였습니다.

이 연구를 통해 친구의 친구의 친구가 금연을 할 경우 나도 금연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친구의 친구가 또는 친구의 친구의 친구가 비만일 경우 나도 비만으로 변할 확률이 수치상으로 명백하게 높아진 연구 결과도 얻습니다. 친구의 친구의 친구가 행복할 경우, 나도 행복해질 확률이 6% 높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하지요. 행복하고 훌륭한 삶을 위해서는 고립을 피하고 분투와 격려가 넘치는 곳에 머물러 있는 것이 필요합니다.

/조신영 인문고전독서포럼대표

    조신영 인문고전독서포럼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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