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는 남미에서 브라질 다음으로 면적이 넓은 나라다. 셰일가스 매장량이 세계 1위인 자원부국이다. 경제 규모도 남미에서 2위를 차지한다. 하지만 최근 빈곤율이 35%에 달하고 인플레이선율이 50%를 넘어서면서 사상 최악의 경제위기에 봉착해 있다. 우리나라와는 오랜 수교를 해왔으나 그리 친숙한 편은 아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대통령에 당선된 아르헨티나의 페론은 대중영합주의자로서 알려진 인물이다. 노동자의 지지를 얻어 당선된 그는 과도한 임금인상 등 무분별한 선심성 정책을 쏟아내면서 민중의 지지를 얻었다. 이를 바탕으로 독재정치를 펼치다 아르헨 경제가 최악으로 치닫자 망명한 인물이다. 그의 포률리즘 정치를 페론이즘이라 한다. 포률리즘을 우리말로 대중주의, 민중주의라 한다. 대중의 견해를 대변하는 정치적 사상과 활동을 뜻한다. 19세기 후반 러시아와 미국의 농민운동이 그 기원이다. 권력과 정치적 지지 세력을 얻기 위해 비현실적 정책을 내세우거나 국민이 아닌 특정 집단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는 경우도 많다.

아르헨티나는 과거 70년간 주로 좌파 포퓰리즘 정권이 집권해 한때 부자였던 나라 살림이 거덜난 상태다. 경제 개발보다 임금인상 등 선심성 복지에 예산을 퍼붓는 바람에 그동안 8번의 디폴트를 선언했고, 지금도 IMF의 금융구제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복지의 단맛에 빠진 국민은 4년 만에 또다시 좌파 정권을 불러 들였다. 미래를 전혀 기약할 수도 없는 처지이면서 국민은 우선 먹기 좋은 무상복지에 눈이 멀어 국가부도 앞에서도 포퓰리즘을 선택했다. 복지의 단맛은 한번 빠져들면 헤쳐 나오기가 정말 어렵다. 복지 경쟁을 벌이는 우리나라가 반면교사로 삼아야할 대목이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