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나라 임금 양공(襄公)이 죽자 노나라에 망명 중인 첫째 동생 규(糾)와 거나라에 체류하던 둘째 동생 소백(小白)이 왕위 계승 후보에 오릅니다.

두 사람은 한시라도 빨리 제나라에 도착해 왕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지요.

관중은 첫째 동생 규를 모시고 있었고 포숙은 둘째 동생 소백을 보필하던 중입니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갑니다. 관중이 꾀를 냅니다. 경쟁자인 소백 일행을 노상에서 처치하고 왕위를 홀가분하게 차지하자고 제안합니다. 길목을 지키고 있다가 소백 일행이 나타나자 관중이 화살을 날리지요. 소백은 정통으로 화살에 맞아 쓰러집니다.

관중은 유일한 경쟁자를 제거했으니 제나라 왕 규를 모시고 느긋하게 수도로 향합니다. 소백은 죽지 않았습니다. 화살이 허리띠에 꽂히는 바람에 목숨을 건집니다. 소백 일행은 전속력으로 제나라에 도착해 수도를 점거하고 왕위를 획득합니다. 소백이 제나라 환공(桓公)입니다. 천하에 명성을 떨친 임금이죠. 뒤늦게 도착한 규와 관중은 노나라로 재빨리 도망칩니다. 환공은 그들을 보호하는 노나라에 통보하지요.

“규는 형제이므로 내 손으로 죽일 수 없다. 노나라에서 처단해 주기 바란다. 관중을 죽여 소금에 절이지 않는다면 내 직성이 풀리지 않으니 신병을 인도해 달라. 거부하면 전쟁도 불사한다.”

제나라의 통보에 약소국 노나라는 어쩔 수 없이 규를 처형합니다.

관중은 자기 발로 제나라로 향합니다. 이때 관중을 구출한 것이 포숙입니다. 환공은 포숙의 부탁을 거절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환공은 자신을 죽이려 했던 관중을 품는 배포를 보입니다.

여기까지는 관포지교(管鮑之交)라는 고사성어로 사마천의 사기를 통해 세상에 널리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뒷이야기가 있습니다. 관중이 생명의 은인 포숙을 배반하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한비자에 나오는 대목입니다. (계속)

/조신영 인문고전독서포럼대표

    조신영 인문고전독서포럼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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