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문화재단 행사 성료
세오녀·직조기술·비단 주제
여성·노동·제의적 성격 비춰
해녀들의 이야기 공감 형성
예술가 창·제작워크숍 호응

‘2019 귀비고 프로젝트-포항, 여성, 기둥들’ 창·제작워크숍. /포항문화재단 제공

(재)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차재근)은 지난 8일부터 27일까지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 전시관 귀비고에서 열린 ‘2019 귀비고 프로젝트-포항, 여성, 기둥들’ 행사를 성황리에 마쳤다.

이번 행사는 올해 4월 정식 개관한 귀비고의 첫 기획전시로 포항역사콘텐츠 생산 공간으로서 가능성을 제시하며 막을 내렸다. 세오녀(여성), 세오녀의 직조기술(노동), 세오녀가 짠 비단(제의적 성격)에 주목한 이번 행사는 포항여성아카이브 전시를 비롯해 창·제작워크숍, 상설체험프로그램, 전시연계 특별강연을 운영했다.

먼저 포항여성아카이브 전시는 경북여성정책개발원과 포항시 북구청의 협력으로 올해 70세가 된 포항여성들과 포항해녀들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포항의 근현대사와 여성들의 삶(노동)을 엿볼 수 있어 중장년층 방문객들과 포항 시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역할을 했다.

창·제작워크숍은 ‘직조’와 ‘제의’를 주제로 3명의 시각예술가가 참여했다. 일월문화제 기간 사전워크숍으로 진행한 정원연 작가의 ‘소원을 부르는 방울반지 제작 워크숍’에서는 세밀한 손노동을 통해 방울과 반지를 제작했다. 직접 일상 속에 가져갈 수 있는 결과물이 완성되어 참여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프로그램이었다. 치유와 따뜻한 공존에 대한 작업을 이어오는 이선희 작가의 ‘종이자수제작워크숍’은 종이엽서에 귀비고 건축 기둥을 실뜨기하고 누군가에게 편지를 써보는 프로그램으로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서해영 작가는 참여자들과 지난 12일부터 26일까지 3주간 ‘타피스트리 비단 제작 워크숍’을 통해 ‘2019 귀비’를 완성했다.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포항여성들이 모여 공동 창작한 비단은 포항해녀의 그물, 참여자와 가족들의 헌옷, 포항바다 일대에서 발견한 솔방울과 나무조각 등이 직조재료로 사용됐다. ‘2019 귀비’는 귀한 비단을 지어 해가 다시 뜨도록 했던 설화 속 세오녀의 노동과 같이 포항여성들의 숨겨진 노동의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는 공동창작물이다. 지난 27일, 비단 쇼케이스를 통해 시민들에게 공개된 ‘2019 귀비’는 귀비고 1층 일월라운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전시연계프로그램으로 진행한 김윤규 교수(한동대)의 특별강연 ‘여성의 바다, 포항’은 고대부터 근현대사까지 우리가 미처 몰랐던 포항지역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 채워졌다. 연오랑세오녀 설화를 세오녀 중심으로 다시 읽고 새로운 시선을 제안하는 특별한 강연이었다.

그 외에도 귀비고 건축기둥과 공간에 누적되는 방식으로 운영한 상설체험프로그램은 2천여 명이 참여하며 방문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윤희정기자

    윤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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