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곤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
김태곤 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

최근 대구 수성아트피아 갤러리에서는 2010년을 전후해 대구·경북에서 결성된 ‘B커뮤니케이션’과 ‘보물섬’이란 대안공간의 소속작가들 작품과 그 동안 기록들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전이 함께 마련되었다. 이를 통해 동시대 지역미술의 방향성과 젊은 미술그룹이 갖는 시대적 의미를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지역 신진작가의 그룹 활동에 대한 방향성 모색’이라는 세미나도 개최되어 10년간 지속해 온 두 단체의 활동내역과 성과, 지역미술계에 끼친 영향 등을 되짚어 보는 토론의 장도 가졌다.

1990년대 국내 대안공간이 미술시장과 전시문화의 환경 변화에 의해 자생적으로 개관되었다면, B커뮤니케이션과 보물섬은 2010년 전후 전시기획과 아트프로젝트 진행을 위한 큐레이터의 기획부터 활동이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열악한 환경 속에서 창작활동과 전시기획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기에는 제한된 사회적 여건과 개인중심의 작가 창작환경으로 턱없이 부족함을 경험했을 것이다. 그리고 젊은 기획자의 열정과 용기만으로는 다변화되어 가는 미술문화와 작가들의 요구를 수행해 나가기에 더없이 많은 한계를 스스로 인정했을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이번 기회를 빌려 그들에게 격려와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기획자 정세용은 2009년 ‘별의 별 시장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방천시장과 인연을 맞은 후 B커뮤니케이션이라는 작업실을 마련해 다채로운 창작활동과 소통의 공간으로 활용하며 대안공간 운영을 시작했다. 2013년 ‘RUN+8展’에 이은 2015년부터의 ‘Bcom Artist Run Space展’은 젊은 작가들의 새로운 발표의 장이 되었다. 지금은 동성시장 프로젝트와, 방천예가 운영까지 믿으며 대안공간의 발전가능성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대구와 인근 지역에서 활동 중인 작가들을 중심으로,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전시활동을 위해 2010년 결성된 ‘썬데이페이퍼’그룹은 전시 기획자 최성규에 의해 운영되어오다 2016년 해체되었다. 그리고 미술중심공간 ‘보물섬’을 경산시장 인근에 새롭게 마련함으로써 보다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나가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국내 대안공간의 역사는 짧지만 대부분 상업화랑에 반발해 비영리 전시공간을 표방하며 활동 중이다. 이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에 있는 젊은 작가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정부 지원금이나 기업체 기타 단체 등의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특징으로 인해 나날이 인기는 높아지는 추세이다. 이러한 대안공간들의 운영체제는 재능이 있는 신진작가들을 발굴·육성하고 이를 통해 동시대 미술이 국제적 현대미술의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가는데 일조하려는 자발적인 미술운동이기도 하다. 이들 두 단체가 한국미술의 흐름 속에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설립됐거나 정치적 배경 속에서 결성된 그룹이 아님을 익히 알고 있기에 그들의 활동이 더욱 아름답게 빛난다. 그리고 두 단체의 기획전과 이를 통해 배출된 작가들의 작품성향, 창작활동 영역은 지난 10년간 지역미술의 발전에 절대적 공헌을 한 점 역시 지극히 고무적이라고 평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