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대 웅

바다는 언제나 정면인 것이어서

이름 모를 해안하고도 작은 갯벌

비껴서 가는 것들의 슬픔을 나는 알고 있지

언제나 바다는 정면으로 오는 것이어서

작은 갯벌하고도

힘없는 모래 그늘

밀물이 밀려들면 갯벌의 게들은 옆으로 옆으로 이동하며 물을 피하는데 이 광경을 바라보며 시인은 우리의 모습을 떠올리고 있다. 정면으로 다가오는 바닷물을 정면 돌파하지 못하고 비껴서는 갯벌의 게처럼 우리도 정면으로 다가오는 어떤 상황을 당당히 맞서지 못하고 피하고 비겁하게 비껴서는 것은 아닐까 하는 자기성찰의 목소리를 듣는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