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치 위반 효과(Expectancy violations theory)라는 것이 있습니다. 무언가를 기대하게 만들어 놓고, 그 기대치를 충족시켜주지 못할 때 더 큰 실망과 분노로 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간관계는 상대방이 나의 기대를 충족시켜 줄 것이라는 심리적 계약을 맺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계약이지만 이런 기대치가 충족이 되지 못할 때 실망감이 형성되고 관계는 더 이상 발전되지 않습니다. 능력에 벗어나는 일을 장담하거나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함부로 꺼내지 말아야 하겠지요. 누군가에게 부탁을 받을 때 애매모호한 태도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행동도 지혜롭지 못합니다. 나 또한 누군가에게 지나치게 높은 기대를 품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자문해 보아야 합니다.

관계가 악화되는 이유는 상대가 나에게 실망하거나 내가 상대에게 실망을 느끼기 때문이지요. 원인은 각자의 기대치에 서로 미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아기의 맑은 미소를 떠올려 보세요. 왜 우리는 갓 태어난 아기 모습에서 즐거운 감정을 느낄까요? 당장 이 아이가 어떤 훌륭한 행동으로 나를 만족시킬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 않습니다. 서로 행복한 거지요. 아기도 웃고 나도 방긋 웃으며 화답합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욕심이 끼어들지요. 아이가 자라 초등학교 고학년쯤 되면 온갖 기대치가 매일 마음을 파고듭니다. 잔소리를 하게 되고 맑은 미소와 행복감은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무언가 베풀고 있다는 생각은 위험합니다. 상대 반응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게 마련이고 실망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기대치를 낮추면 사소한 말과 행동에도 감사를 느끼며 좋은 관계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눈빛 하나에도 기쁨이 오갈 수 있는 비결입니다. 아낌없이 베풀고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깨끗한 마음이 관계의 지혜입니다.

/조신영 인문고전독서포럼대표

    조신영 인문고전독서포럼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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