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밖 강수에 당혹 분위기도…"남측과 합의 후 철거" 언급에도 주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관광지구를 현지 지도하고 금강산에 설치된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관광지구를 현지 지도하고 금강산에 설치된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협력의 상징으로 꼽히는 금강산 내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하면서 정부는 즉각적인 대응을 자제하면서도 북한의 의도 파악에 분주한 모습이다.

정부 당국자는 23일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한 직접적 평가를 자제하면서 "보도로 나온 내용이므로 일단 상황 파악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이 당국자는 '조건이 마련되는 대로 금강산 관광 재개'에 합의한 작년 9월 평양남북공동선언 번복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번복이라고 하긴 좀 이르다"며 "금강산 관광은 남북협력 사업이므로 정부로선 9·19 공동선언을 이행한다는 입장에서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북한과의 직접 접촉을 통해 상황을 파악해야 하는 상황이냐'는 질문에 "어떤 방법이든지 간에 구체적 사실관계는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 위원장의 예상 밖 '거친' 발언에 당혹감도 정부 내부에서 일부 감지된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일단 중요한 사안인 것 같고, 어떤 메시지를 내포한 것인지는 봐야 할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 위원장이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하면서도 '대화 여지'를 내비친 점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북한 매체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남측의 관계부문과 합의하여 싹 들어내도록 하고…"라고 말했다.

또 "금강산에 남녘 동포들이 오겠다면 언제든지 환영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정부 당국자는 "보도 내용의 행간을 읽어보면 일방적으로 철거하겠다는 의미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비관적 전망은 자제했다.

정부의 후속 대응 계획에 대해서는 "논의 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