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가지·스티로폼·빈병 등
태풍으로 밀려온 쓰레기 더미
수일째 방치… 관광객들 원성
“힐링관광 왔다가 쓰레기만 구경”
동해면사무소 “빠른 시일내 처리”

포항 지역 대표 관광명소인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이 태풍으로 떠밀려온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은 우리나라 지도에서 호랑이 꼬리(호미)에 해당하는 곳으로 영일만을 끼고 동쪽으로 쭉 뻗어 있는 동해면과 구룡포읍, 호미곶면, 장기면의 해안선 25㎞를 연결하는 트레킹 로드다.

특히 이곳은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으로 맑고 투명한 바다를 옆에 두고 기암절벽과 파도 소리를 들으며 걸을 수 있어 전국 트레킹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장소다.

그러나 최근 제18호 태풍 미탁과 제19호 태풍 하기비스가 연이어 지나가면서 강한 파도를 타고 밀려온 쓰레기가 해안 곳곳에 방치되고 있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지난 18일 오전 포항시 남구 동해면 입암2리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2코스가 시작되는 입구 한쪽 편에는 온갖 종류의 쓰레기를 담아 놓은 마대자루가 산처럼 쌓여 있었다. 바로 옆에 있는 고래 벽화가 그려진 해안가에는 나뭇가지와 스티로폼 박스 등이 가득했다.

해안둘레길의 목재데크를 걷다 보면 발아래로 타이어와 안전모 등 쓰레기가 나뒹굴고 있었다. 특히 힌디기 바위 근처에 목재데크가 없는 약 40m의 구간의 해변에는 나뭇가지와 밧줄, 빈병 등의 쓰레기가 트레킹로 절반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관광객 박모(66·대구시)씨는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이 힐링을 하기 좋다고 해서 관광을 왔는데 정작 가는 곳마다 보이는 건 쓰레기 더미 뿐이었다”며 “이 코스 말고도 다른 길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기대했던 것보다 실망이 크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거주하는 강모(32·여)씨는 “쓰레기를 담아 놓은 마대자루는 열흘이 지나도록 그대로 방치돼 있다”며 “보기에도 좋지 않고, 그곳을 지나갈 때면 악취도 난다. 수거만 하면 될 걸 왜 수일째 방치해 놓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포항시 남구 동해면사무소 관리자는 “하기비스로 16일까지 너울성 파도가 계속돼 해안가 청소를 하지 못했다”며 “해당 구역에는 장비 투입도 불가능한 곳이어서 인력을 투입해 청소해야 한다. 인근에 있는 군부대에 협조 요청을 한 후 공공근로자들과 함께 청소할 계획이다” 고 전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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