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의원의 추태나 경거망동이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일이 전국적으로 한둘이 아니다. 기초의원이 보인 불미스런 일의 양상도 다양하다. 폭행과 욕설, 불법청탁 의혹 등 그들에게 넘지 못할 선은 없었다. 그러나 반복되는 기초의원의 불미스런 행동에도 해법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기초의원의 자질론이 불거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구미시 의회가 의원 간 갈등으로 의정이 중단됐다고 한다. 구미시 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이 김태근 의장(자유한국당)의 사퇴를 요구하며 의정 중단을 선언하는 바람에 여야 의원 간 대립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싸움판이 돼 버린 여의도 정치를 닮아 가는 것 같아 보기가 민망하다. 구미는 지금 이런 문제로 한가한 논쟁을 벌일 때가 아니다. 대기업의 이탈로 구미공단의 가동률이 사상 최악으로 떨어져 경제회복에 모두가 힘을 모아도 될까 말까한 상황이다. 구미 경제가 사상 유례 없는 위기에 봉착했는데 의원들은 내편 네편으로 갈라져 싸움질 한다면 시민들 눈에는 어떻게 비쳐질까 걱정이다.

이판에 구미시 공직사회의 기강 해이도 심각하다고 한다. 시 간부공무원이 긴급체포되는가하면 인허가 관련 직원들이 무더기로 징계를 받았다. 시의회가 앞장서 감시하고 문제를 해결해야 할 일이 아닌가. 현안이 산적하다. 밤낮으로 일해도 모자랄 판에 일은 뒷전으로 하고 정쟁을 삼는다면 기초의원 무용론이 나와도 할 말이 없다. 구미시의회는 올 들어 각종 의혹에 연루된 시의원 2명이 자진사퇴한 바 있다. 지난 8월에는 의원끼리 삿대질과 욕설을 주고받는 장면이 인터넷 방송에 그대로 노출되면서 또한번 된통 비난을 받기도 했다. 지금은 심기일전해야 할 때이다.

해외 가이드 폭행으로 망신당한 예천군 의회 사태로 기초의원의 자질 문제가 자주 거론되는 요즘이다. 비록 중앙 정치가 파행으로 치닫는다 해도 지방의회만큼은 제자리에서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구미시 의회가 보여준 지금의 난맥상은 구성원의 자질을 의심케하는 행동일 뿐이다. 이유야 어쨌든 대화와 소통으로 문제를 푸는 노력을 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당장 의회를 열고 시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옳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