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구(愼桑龜)’라는 말 속에는 전해오는 고사가 있어 소개한다.

옛날 효자로 소문난 젊은이가 목숨이 경각에 달한 아버지의 병 구완을 위해 오래 산 거북이가 영험하다는 말을 듣고 거북이 잡이에 나섰다. 한달쯤 됐을 때 천년은 됨직한 거북이를 잡았다. 젊은이는 집으로 오던 중 뽕나무 아래서 잠깐 쉬면서 잠이 들었다. 이때 잠결에 거북이와 뽕나무가 나누는 대화를 듣게 된다.

거북이가 먼저 말했다. “나는 영험해서 나를 솥에 넣어 끓여도 죽지 않는다”고 자랑했다. 거북이 말을 들은 뽕나무가 가당치 않다는 듯 말했다. “너무 큰소리치지 말게 자네가 아무리 신기한 거북이라도 뽕나무 장작으로 불을 피워 끓인다면 당장 죽는다네”라고 했다. 효자 젊은이는 집으로 돌아와 거북이를 가마솥에 넣고 삶았으나 정말로 거북이가 죽지 않았다. 이때 뽕나무 아래서 들었던 말이 기억나 뽕나무를 잘라와 불을 때자 거북이는 금방 죽고 만다. 거북이 덕분에 아버지의 병은 말끔히 낫게 된다.

우리 속담에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 했다. 거북이의 만용과 뽕나무의 교만이 없었다면 거북이도 살고 뽕나무도 온전했을 것이라는 일화다. 입 조심하라는 교훈이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감는다고 한다. 어리석은 사람은 남을 헐뜯고 비방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그 말을 듣고 자신을 되돌아보며 성찰한다고 한다. 말이 난무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독설과 막말이 오가며 상대에게 많은 상처도 입힌다. 그러고도 반성은 커녕 독설을 자랑하는 잘못된 세태다.

유튜브 방송으로 논란을 일으킨 유시민의 알릴레오가 출연진의 성희롱 발언으로 홍역을 치른다는 소식이다. 유 이사장의 사과에도 당사자의 반발은 여전히 거센 모양이다. 입 단속하는 지혜부터 배워야겠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