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규열한동대 교수·언론정보문화학부
장규열 한동대 교수·언론정보문화학부

갈등에는 끝이 없는가. 당신은 어느 편인가 늘 궁금하다. 항상 조심스럽다. 우리 편끼리만 나누고 소통한다. 다른 편에게는 등을 돌린다. 말을 섞지 않을 뿐 아니라 만나는 일도 어색하다. 읽고 보는 매체가 전혀 딴판이니 생각의 틀도 완전히 다르다. 친구와 적이 분명히 구분되니, 칭찬과 비난도 정반대를 향한다. 다양한 의견이라 여겨 보지만, 오늘 우리의 모습은 건강한 것일까. 생각과 의견이 주장과 고집을 넘어 막말과 폭력, 차별과 혐오로 이어진다. 적절하게 조절하고 순조롭게 타협할 수 없을까. 갈등과 반목의 연속으로 보이는 우리의 모습은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정치와 언론에 책임을 묻지만 뾰족한 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우리 모두 거쳐온 ‘교육’에 혹 실마리가 있지 않을까.

‘한 아이를 기르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It takes a whole village to raise a child.)’ 나이지리아 속담이라는데, 사람을 길러내는 일에는 가정과 학교, 마을과 사회가 모두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다. 교육은 학교의 전유물이 아니다. 물론 학교가 교육의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지만, 한 사람의 인성을 길러내는 일을 학교에만 기대할 수가 없다. 우리는 어떤가. 교육은 학교에서만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아이들은 학교에 고립되어 있다. 학과목을 따라가느라, 세상과 단절되어 있다. 인간이 살아가는 사회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가 없고, 삶의 맥락을 익힐 방법이 없다. 교육행정은 일반행정과 따로 진행되지 않는가. 학교에서 배운 다음 사회에 나오면 처음부터 다시 배우라고 한다. 살려고 공부했는데, 진짜로 살려면 다시 배워야 한다니!

학교에서는 사회에 넘실거리는 파도를 본 적도 없다. 학교 밖 현실을 느낄 겨를이 없다. 교과목에 매달려 세상을 배우지 못한다. 그러니 주장과 선동에 휘둘리고 가짜와 막말에 귀가 솔깃할 수밖에. 풍성한 생각과 다양한 태도, 다수의 접근방법과 싱싱한 토론양식을 익혀야 한다. 학교가 사회를 향하여 문을 열고 지역공동체와 함께 가르쳐야 한다. 지역에는 대학, 지방자치체, 도서관과 미술관, 그리고 다양한 직업군과 산업현장이 존재하지 않는가. 지역공동체가 연합하여 살아 숨쉬는 교육을 만들어 갈 수는 없을까. 학생들이 학창시절부터 교과목과 함께 사회를 배우고 세상을 접하며 사람들을 만나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어렸을 적부터 생각하고 함께 고민하며 토론하고 어울려 타협해 내도록 가르쳐야 한다.

경상북도와 경상북도교육청이 함께 ‘경북형 교육협력거버넌스’를 만들기 위해 정책포럼을 열었다. 경북에서 교육이 학교 뿐 아니라 지역공동체도 함께 참여하고 기여하는 물꼬가 터진 것이다. 선생님들 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모든 어른들이 다음 세대를 가르치는 일에 나서게 되었다. 그처럼 폭넓게 배운 끝에 나라와 사회는 갈등과 반목이 줄어들고 대화와 소통이 넘실대는 곳으로 바뀌어 갈 터이다.

교육은 학교만 하지 않는다.

교육에 모두가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