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이 보는 정치 다루고 싶었다”
“젊은층이 보는 정치 다루고 싶었다”
  • 연합뉴스
  • 등록일 2019.10.15 19:54
  • 게재일 2019.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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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신문’ 읽은 적 없다는
日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
영화 ‘신문기자’ 17일 국내 개봉
진실을 쫓는 기자이야기 ‘눈길’

‘신문기자’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 내한. /연합뉴스
“저는 사실 정치에 무지했고, 종이 신문을 읽은 적도 없습니다. 온라인으로 뉴스를 접한 세대여서 이 영화를 잘 다룰 수 있을까에 대해 스스로 의심했죠.”

일본영화 ‘신문기자’를 연출한 후지이 미치히토(33) 감독은 15일 압구정 CGV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처음에 연출 제안을 받고 2번이나 거절했다”면서 “그러나 저와 같은 요즘 젊은 세대의 시선에서 정치 이슈를 다뤄야 한다는 말에 결국 동의했다”고 말했다.

‘신문기자’는 도쿄의 한 신문사 기자가 익명의 제보 문건을 받은 뒤 국가가 숨긴 충격적인 진실을 추적, 보도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아베 총리가 연루된 사학스캔들 중 하나인 ‘가케 학원’ 스캔들과 내용이 유사해 일본에서 화제가 됐다.

이날 함께 자리한 가와무라 미쓰노부 프로듀서(PD)는 “수년 동안 정권의 보이지 않는 압력 때문에 이런 영화를 만들어도 되는지, 출연해도 되는지 하는 두려움 속에 만든 영화”라며 떠올렸다.

그는 “일본에서는 최근 3∼4년간 정권을 뒤집을 수 있을 만한 큰 사건들이 일어났지만, 아직 미해결 상태로 남아있다”며 “미디어가 정권을 점검하는 기능이 약해진 현실 속에서 이 상황을 포착하고 드라마로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일본뿐만이 아닌 전 세계에 해당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미치히토 감독은 “영화 제작 과정에서 직접적인 압력은 없었다”면서도 “이런 것은 안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일본인 특유의 그런 분위기와 공기를 느낀 적은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 영화는 일본 방송에서는 소개되지 않았고, 신문과 SNS를 통해 알려졌다.

그런데도 지난 6월 28일 일본서 불과 143개 상영관에서 개봉, 한 달도 채 안 돼 33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 수익 4억엔(44억8천만원)을 돌파했다. 국내에서는 이달 17일 개봉한다.

미치히토 감독은 “지금은 가짜 뉴스도 많고, 매스컴에서 나오는 정보들 사이 진짜 정보를 찾기가 굉장히 모호하다”며 “어떤 일에 대해 한 개인이 스스로 판단해 행동하고, 정부의 잘잘못을 판단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기를 바랐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그는 이어 “일본 개봉 당시 정치에 관심 없는 일본 젊은이들은 픽션으로 생각하고 영화를 봤고, 실화임을 알고 놀라곤 했다”면서 “한국 젊은이들은 정치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 언론과 집단, 개인에 대해 어떻게 느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미쓰노부 PD는 ‘왜 올드미디어인 신문을 소재로 했느냐’는 질문에 “신문을 읽지 않는 것은 곧 정치에 흥미를 갖지 않는 것이다. 신문 판매율 곡선과 정치 흥미도 곡선이 함께 하락하고 있다”면서 “신문이 읽힌다는 건 곧 정치에 흥미를 갖는 것이며 민주주의가 힘을 받는 의미라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 영화는 사학 스캔들을 취재한 도쿄신문 사회부 기자 모치즈키 이소코가 쓴 동명 저서를 모티프로 했다. 한국배우 심은경이 주인공인 사회부 기자 요시오카 역을 맡아 일본어로 연기했다.

미쓰노부 PD는 “일본 여배우들이 출연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사실은 애초 다른 일본 여배우에게는 출연 제안을 하지 않았다”면서 “심은경의 지적인 면과 다양한 아이덴티티를 가진 모습이 요시오카 역에 제격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미치히토 감독 역시 “한 달이라는 제한된 촬영 시간과 일본어라는 장애물 앞에서 심은경은 훌륭한 연기를 해냈다”고 칭찬했다.

“요시오카가 악몽을 꾸고 눈을 뜨는 장면이 있었죠. 그 장면에서 심은경은 드라마틱한 연출보다는 눈물을 흘리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죠. 일본에서는 그런 식으로 스스로 연기를 제안하고 해내는 배우가 많지 않습니다. 심은경은 제 필모그래피 안에서 굉장히 훌륭한 배우고, 영화에 큰 공헌을 했습니다.”

이날 회견에 심은경은 참석하지 않았다.

최근 한일관계 악화 분위기 속에서 영화가 개봉하는 데 대해 미쓰노부 PD는 “문화는 정권과 정권의 대치와는 별개”라며 “문화라는 것은 개인과 개인이 서로 어떤 식으로 마주하느냐에 대한 문제다. 그런 만큼 이런 영화가 힘든 상황 안에서 개봉하는 것은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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