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은 노벨상 시즌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수상자가 발표된다.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노벨상을 받는 나라와 개인이 이맘때쯤이면 자연스레 궁금해진다.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스웨덴의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따라 1901년부터 시작한 이 상은 올해로 벌써 118년째다. 그러면서 그 권위는 여전히 세계 최고다. 특히 과학분야의 수상자는 그 나라의 과학문명 발달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눈길을 끈다.

역대 노벨상 수상자를 출신지별로 보면 미국이 가장 많다. 특히 과학분야 노벨상 수상자는 미국 국적 보유자가 271명으로 전체의 43%를 차지한다. 영국 14%, 독일 11%, 프랑스 5.5%다. 아시아에서는 24명을 배출한 일본이 최다 기록 보유국이다. 노벨상 수상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대학별로 보아도 미국이 단연 뛰어나다. 1위에서 8위까지 모두가 미국 소재 대학이 차지하고 있다. 가장 많이 배출한 1위 대학은 스탠퍼드 대학이다. 실리콘밸리에 가까이 위치하고 있어 교육 및 연구에서 더 많은 기회를 누릴 수 있었던 것 같다. 구글이나 야후 등의 창립자가 이 학교 출신이다.

무역전쟁으로 우리와 각을 세우고 있는 일본은 올해도 과학분야 노벨상 수상자(화학상)를 배출했다. 작년에 이어 연속 수상의 영광도 안았다. 일본과의 기술 격차를 좁혀가며 노벨상 수상자 탄생을 고대하던 우리의 처지가 갑자기 초라해진다. 특히 올해 화학상을 수상한 일본인 요시노 아키라씨가 리튬이온 전지업체 샐러리맨 출신이라는 사실이 더 충격적이다. 일본의 연구 문화가 우리와 다름을 설명하는 대목이다. 짧은 시간 안에 성과를 내겠다는 한국적 조급함으로 노벨상 문턱을 넘기는 쉽지 않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