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 공직생활 마친 박노유 씨
오늘 생애 첫 서예 개인전 열어
구미문화예술회관 제2전시실
‘옛길을 찾아서’ 작품 60여점 선봬

“길이 보이지 않을 때 성인들의 길을 따라가면 실패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려 주고 싶었어요.”

34년간의 구미시청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지난해 6월 5급으로 명퇴한 석헌(昔軒) 박노유(61·사진)씨는 생애 첫 서예 개인전을 개최한 이유를 이와 같이 설명했다.

박씨는 15일부터 20일까지 구미문화예술회관 제2전시실에서 ‘옛길을 찾아서’라는 서예전을 개최한다.

대한민국정수대전(대상) 초대작가, 대한민국공무원미술대전 초대작가, 대한향토문화대전(금상) 초대작가, 경상북도(미협·서협) 초대작가, 대한민국서예대전 다수 입선에서 알 수 있듯이 박씨는 이미 오래전부터 서예 부문에서는 손으로 꼽히는 실력자로 인정받아왔다. 그런 그가 생애 처음으로 개인전을 개최한다.

박씨는 “글공부에 입문한 지도 어느덧 30년이란 세월이 흘러 34년 공직생활도 무탈하게 마치고 인생 1막의 끝자락인 회갑을 맞아 모든 것을 내려놓고 뒤를 한번 되돌아보는 계기를 만들고 싶었다”면서 “살아오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앞이 깜깜할 때도 많았다. 그럴 때마다 글공부를 하면서 배웠던 선인들의 가르침을 따라가자는 심정으로 행했는데 정답은 아닐지라도 실패는 하지 않았다. 살면서 느낀 나의 경험을 조금이나마 공유하고 싶어 개인전을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어릴 적 서당을 운영하던 아버지로부터 글쓰기를 배웠다는 박씨는 이후 1985년 구미시청 공무원으로 첫 공직생활을 시작한 후 본격적인 붓글씨를 배우겠다는 일념으로 대구에 있던 중암(中巖) 김오종 선생을 찾아가 수하생이 된다. 이후 시간이 날 때마다 먹을 갈고 붓글씨를 썼다.

박씨는 “붓글씨를 좋아하기도 했지만, 먹을 가는 과정을 더 좋아했던 것 같다. 먹을 30여 분간 갈아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잡념이 없어지고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으면서 글을 쓰기 위한 마음의 준비가 되는데 그 과정이 참 좋은 것 같다”면서 “요즘 급한 마음에 일을 그르치는 사람들이 많은데 무슨 일이든 준비과정이 필요하고, 그 과정이 결과보다 더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족하지만 많이들 오셔서 무거운 질책과 고견도 주시고, 성현들의 길을 따라 배우기를 즐기고 나아가 배우고 가르치는 가운데 서로 함께 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전시회에는 박노유씨의 아호 석헌(昔軒, 고택이란 뜻)의 아늑하고 중후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작품 60여점 선보인다.

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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