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강원 5마리서 ASF ‘확진’
경북도, 만약 대비해 철통 방역

대구 가창에서 발견된 멧돼지 사체가 주말동안 지역 축산농가들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었다. 당국이 13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음성’으로 최종 판정해 해프닝에 그쳤지만 한때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라는 격으로 농민과 당국의 속를 태웠다. 휴전선 일대 접경 지역 야생멧돼지 5마리에서 최근 잇따라 ASF 바이러스가 검출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돼지의 사체 분석 결과를 두고 대구시와 경북도 등 관련 당국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소동은 12일 오후 2시 30분께 대구 달성군 가창면 주리 인근에서 멧돼지 사체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면서부터 시작됐다. 대구시와 달성군은 현장 일대 출입을 통제할 정도로 주변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날 발견된 야생 멧돼지는 13㎏ 가량의 새끼로 추정됐고 총상을 입은 흔적이 없어 더욱 우려를 자아냈다. 특히 휴전선 근방의 야생멧돼지 사체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됐기 때문에 ‘혹시나’하는 걱정이 앞섰다.

진작 촉각을 곤두세운 곳은 대구시보다 경북도였다. 돼지사육농가의 대부분이 경북에 있어 만일의 경우 파장을 가늠할수 없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만약 이번 대구 멧돼지 사체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면 활동성이 강한 야생 멧돼지 성격상 전국적인 확산은 시간문제였다”면서 “앞으로 지속해서 ASF 차단방역을 강화하는 한편 야생 멧돼지 포획과 관련된 부서와 원활한 소통 체제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인천·서울·북한강·고성(46번국도)과 경기·강원 접경 지역 7개 시·군의 야생멧돼지를 모두 제거하기로 했다. 유해조수로 지정된 멧돼지의 경우 농업인의 피해신고가 있을 때만 포획단이 운영됐지만 14일부터는 양돈농가 주변 모든 시·군에선 신고 없이 포획단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경북도도 지난 12일까지 도내 야생 멧돼지 8천98마리를 포획해 이 가운데 163마리에 대해 사체 분석을 한 결과 모두 ‘음성’으로 나타났다. 도는 ASF 도내 유입 방지를 위해 발생 시·도에 분뇨 반·출입에 이어 사료 반·출입도 금지했다. 또 영주 풍기IC와 상주 화남면 25번 국도에 통제초소를 추가로 설치하고 현재 22곳의 거점소독시설과 8곳의 통제초소를 운영하고 있다. 13개 농가에서 9천783마리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는 대구시도 그동안 ASF 차단을 위해 이들 농장을 비롯해 배합사료공장 2곳, 도축장 1곳에 대해 매일 현장소독을 하는 등 방역작업에 총력을 쏟고 있다. /손병현·김재욱기자

    손병현·김재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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