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등용을 얘기할 때 삼성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의 일화가 자주 인용 되는 것을 본다. 신입사원 면접 때 자신이 직접 참석할 뿐 아니라 관상가를 모셔놓고 면접을 보는 독특한 스타일 때문이다. 이 회장 자신도 평소 관상학에 관심이 많아 관련 서적을 탐독했다고 전한다. 사람을 잘 뽑아야 기업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그의 경영철학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내 일생의 80%를 인재를 모으고 교육시키는데 시간을 보냈다”고 할 만큼 삼성의 발전은 유능한 인재에 있었음을 강조했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삼고초려(三顧草廬)는 인재를 알아본 영웅의 일화다. 촉한의 유비는 오두막집에 기거하는 제갈량을 세 번이나 찾아가 간청한다. 제갈량의 지혜와 재능으로 유비는 정치적 포부를 이루는데 인재 영입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가르치는 교훈이다. 세종대왕이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조선 최고의 융성함을 누렸던 것도 인재등용 정책 덕분이다. 조선시대 최고 발명가인 장영실은 본래 노비 출신이었으나 세종대왕에 의해 발탁된다. 세종은 그를 중국으로 유학보내 공부를 하게함으로써 그를 조선시대 최고의 과학자로 키웠다.

인사가 만사(萬事)라는 말은 사람을 잘 뽑아 적재적소에 앉히면 모든 일이 잘 풀린다는 뜻이다. 단체든 기업이든 국가든 인재를 잘 등용해야 흥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역사가 입증했다. 따지고 보면 세상사 모든 것은 사람의 손끝에 달렸다. 인사가 만사라는 인재 등용의 진리는 고금동서를 관통한다.

조국사태가 두 달째 소용돌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국민의 걱정이 온통 나라를 덮는다. 대통령의 인사 하나로 끝날 문제가 이 지경에 왔다. 인사가 망사(亡事)가 된 꼴이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