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11일 개막행사를 시작으로 45일 간의 대장정에 들어갔다. 1988년 시작해 해외 3번, 국내 6번 등 모두 9번의 행사를 개최한 경주엑스포는 올해로 10번째 행사를 치르게 된다.

20여 년의 세월이 흘렀으나 경주엑스포가 당초 의도했던 신라문화를 배경으로 한 세계인의 문화축제로서 성과를 올렸는지에 대해서는 긍정적 평가가 많지 않다.

제1회 엑스포에는 전 세계 48개국이 참가, 12만명이 넘는 외국인 관람객이 다녀갔으나 갈수록 경주엑스포의 성과는 빛을 발하지 못했다. 지나치게 외형에 치중하면서 예산 낭비적 요소가 적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철우 경북지사도 경주엑스포가 비효율적 전시성 행사라는 비판을 수용하고 지난해 전면 재검토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특히 9차례 동안 투입된 4천억원의 예산이 적절했는지를 되짚어볼 때가 됐다고 했다.

올해 경주엑스포는 이런 점을 고려, 내실 있고 질적 향상을 도모하는 쪽으로 행사의 방향을 수정했다. 가능하면 국내행사 위주로 하며 수준 높은 콘텐츠를 만들어 이를 축적하고 문화관광 자원화하는데 집중할 것이라 했다. 경주문화엑스포는 찬란한 신라문화를 해외에 널리 알리고 동시에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키우는 목적으로 시작했다. 신라문화와 세계 각국의 문화를 접목하여 세계의 문화 흐름을 이해하고, 새로운 문화의 꽃을 피워보자는 본래의 목적이 있었던 것이다. 특히 경주는 세계에서 보기 드물게 문화유적이 많은 도시다. 도시 자체가 하나의 박물관이라 할 만큼 지천에 문화재가 깔려 있다. 신라 화랑정신을 필두로 영남권 정신문화의 본류가 흐르는 곳이다.

경주엑스포는 천년 고도 경주가 간직한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세계와 교류하고 국내는 물론 세계인이 경주를 찾는 행사로서 기본을 갖추는데 집중해야 한다. 외형적 모습보다는 내실 있고 수준 높은 내용으로 세계문화유산 도시 경주의 참모습을 알려야 한다. 경주는 우리나라 최고의 문화유산도시지만 문화의 관광자원화가 매우 부족하다. 정부의 관심도 적다. 10번째 맞는 경주엑스포를 계기로 수준 높고 내실 있는 행사로 바꾸어 경주의 문화와 관광을 진흥시키는 동력이 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