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시비 5억 넘게 투입
포인트 적립 앱 개발했지만
3년간 고작 1천여명 다운받아
가맹점 상인 대부분 존재 모르고
등록매장 중 폐업한 곳도 수두룩
이용도 거의 없어 혈세 낭비만

포항시가 지역 소상공인 경제 활성화를 위해 만든 ‘포항 포인트 앱’<사진> 서비스가 홍보 부족 등의 이유로 이용률이 극히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는 가맹점도 거의 없을뿐더러 앱의 유지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세금만 낭비했다는 비판이 뒤따르고 있다.

10일 포항시에 따르면 시는 대기업 프랜차이즈에 비해 낮은 경쟁력으로 숫자가 줄어들고 있는 지역 소상공인 업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모바일 핀테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 소상공인들이 운영하는 가게(요식업 등)가 지자체 세수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포항 포인트’란 포항시와 한동대가 함께 기획한 핀테크(FIN-Tech·금융기술) 시범 사업 서비스로, 앱에 등록된 가맹점에서 제품 등을 구매할 경우 모바일로 스탬프나 포인트 적립이 가능하고, 제휴 매장 어디서든지 포인트와 스탬프를 사용할 수 있다.

포항시는 지난 2016∼2018년 앱 개발비 1억원, 클라우드 기반 포스(POS) 앱 결제 시스템 구축 2억원, 셀프 주문 시스템 도입에 2억원 등 5억원이 넘는 돈을 투입했다.

문제는 이렇게 많은 돈을 들여 만든 앱이 이용자가 거의 없고, 앱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해당 앱을 내려받은 시민은 지난 3년 동안 1천명(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 안팎이다. 단순히 계산을 하면 포항시민 50만명중 0.2%만 이 앱을 아는 셈이다. 즉 시민들이 앱을 사용하기는커녕 존재의 여부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다.

가맹점 상인들도 해당 앱의 존재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많다. 지난 4일 가맹점 7곳을 찾았다. 5명의 점주들은 포항 포인트에 대해 “모른다”고 답했다.

대흥동에 있는 한 디저트 가게의 주인은 “포항 포인트는 손님들이 찾지 않아 사라진 지 오래된 앱”이라며 귀띔했다. 기자가 남구 대이동의 한 식당에서 포인트를 적립했지만, 4일이 지나도 포인트는 들어오지 않고 있다.

해당 앱의 존재를 모르는 것은 포항 시청 소속 공무원도 마찬가지였다. 한 공무원은 “그게 뭐예요. 그런 것도 있어요?”라며 “포항 상품권이랑 착각하신 것 아니에요?”라고 답했다.

앱을 살펴보면 등록된 리뷰 글은 지난해 11월에 작성한 것 이후로 끊겨 있다.

등록된 매장의 현황을 유심히 살펴보면 이미 폐업한 가게도 수두룩했다. 콘텐츠 내용도 전반적으로 부실했다. 매장의 위치, 전화번호, 영업시간 등 기본적인 정보 제공이 전부다.

포항시 관계자는 “초창기에는 시에서 포인트를 지원해줬지만, 이후에는 상인들끼리 네트워크를 자발적으로 구축해 운영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된 것 같다”며 “포항시 모바일 상품권 개발과 연동해 앱 활성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이라고 전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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