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있어야 관광산업이 산다
‘체험’ 있어야 관광산업이 산다
  • 김락현기자
  • 등록일 2019.10.10 19:50
  • 게재일 2019.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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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도시에서 관광도시로 거듭난 구미
③ 구미만의 특화된 산업관광을 찾아라(下)
‘증강현실·테마 전시’ 등
체험관광 벤치마킹하고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산업관광 자원 활용해야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관광객.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관광객.

△ 산업관광에 체험 인프라는 필수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8월 국내 여행 활성화를 위해 우리나라 경제와 기업 관련 산업 유산을 돌아볼 수 있는 ‘가볼 만한 산업관광지 20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선정된 20곳 산업관광지는 2016년부터 구축한 한국 ‘산업관광’ 자원 조사 결과 수집된 470여 개의 산업관광 시설 중에서 운영 프로그램의 매력도, 산업관광지 인지도, 주변 관광자원과의 연계성 등을 평가해 선정됐으며, 전통 향토 산업, 장수 기업, 근현대 산업유산, 세계적 강소기업, 첨단산업체 등이 포함됐다. 가볼 만한 산업관광지로 선정된 경기도 수원시의 ‘삼성 이노베이션 뮤지엄’, 고양시의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 충남 서천군의 ‘한산모시관’ 등은 사물인터넷교실, 어린이 반도체 연구소, 자동차 제조공정 체험, 테마별 차량 시승, 모시 염색 및 한지체험 등의 다양하고 차별화된 체험 프로그램으로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경북지역에서는 포항시의 ‘포스코 역사관’과 문경시의 ‘에코랄라’가 이름을 올렸으나 구미시의 산업관광지는 이 20곳 안에 들지 못했다. 한국의 산업 발전 역사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구미시가 ‘추천 가볼 만한 산업관광지 20곳’에 들어가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산업관광의 필수 요건인 체험 인프라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문경 에코랄라 전경.
문경 에코랄라 전경.


△ 환경과 증강현실이 만나다… 문경에코랄라

에코(환경·생태)와 룰루랄라(즐긴다는 뜻의 의성어)를 합성한 에코랄라는 문경시 가은읍 석탄박물관을 포함한 18만6천㎡ 부지에 873억 원(국비 611억원, 지방비 262억 원)을 들여 조성됐으며, 국내 최초로 증강현실(AR·Augmented Reality)을 활용해 게임을 즐기는 야외 체험시설과 나만의 영화를 제작하는 유니버설 스튜디오 개념의 실내전시 및 체험공간을 갖추고 있다. 특히, 에코타운은 방문객이 직접 배우, 감독이 돼 영상 촬영, 기획, 편집까지 체험할 수 있는 ‘에코스튜디오’와 친환경 정원 ‘에코팜’, 360도 써클비전과 입체효과로 백두대간을 감상할 수 있는 ‘에코써클’ 등 생태·영상 체험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창작동화 ‘거인의 숲’스토리를 활용한 증강현실(AR) 놀이터 ‘자이언트 포레스트’는 ‘거인의 언덕’, ‘신기한 수도꼭지’, ‘험난한 길’ 등 9개 테마 코스로 구성된 야외 체험시설로 어린이들에게 신나는 모험과 특별한 추억을 선사하는 공간으로 조성됐다.

이 밖에도 석탄박물관은 폐광된 구 은성광업소를 활용해, 석탄산업의 역사 뿐 아니라 1963년 뚫은 은성갱을 통해 실제 갱도 체험도 가능하도록 했다. 또 폐석탄 더미 위에 조성된 가은오픈세트장은 옛 고구려 궁과 신라마을 안시성, 요동성 등으로 구성돼 연개소문, 무신, 광개토 대왕 등 유명 사극 촬영지로 사용됐으며, 제1촬영장까지 모노레일을 타고 오르면 제2, 3촬영장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포항 포스코 역사관.
포항 포스코 역사관.


△ 한국 철의 역사 한눈에… 포스코 역사관

포항시 괴동동에 건립된 포스코 역사관은 9천917㎡ 부지 위에 건축 연면적 3천636㎡, 전시면적 1천983㎡의 지상 3층 규모로 포스코가 창립한 1968년부터 세계적인 철강기업으로 거듭난 현재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 역사관은 역사관은 테마존, 창의관, 청암관, 세계 속의 포스코, 야외 전시장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야외 전시장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용광로인 삼화고로의 실물을 볼 수 있다. 특히, 무에서 유를 창조한 신화를 이룬 포스코인들의 발자취를 체계적으로 정리함과 동시에 한국의 철의 역사도 전시하고 있어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산 교육장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포스코 역사박물관은 2003년 개관 이후 2015년에 누적 관람객 100만 명을 돌파했으며, 일일 평균 내방객 400여 명이 찾는 포항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다.



△ 체험 인프라 구축을 위한 라면박물관 건립 추진

산업 기반시설과 기업 박물관, 체험관 등의 복합시설을 중심으로 견학과 체험, 기업문화 탐방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산업관광. 구미시의 산업관광 자원에는 아직 체험 인프라가 구축돼 있지 못한 상황이다. 오운여상과 삼성전자의 스마트시티 홍보관은 해당 기업체의 여건으로 일반 관광객들의 출입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접근성마저도 떨어진다. 구미시는 인프라 부족을 해결하고 산업관광 체험 프로그램 확대를 위해 라면박물관 건립을 추진한다. 이 사업은 2023년까지 100억 원을 들여 구미공단 폐공장이나 도시재생 지역에 라면 역사관과 체험관, 포토존, 어린이박물관 등을 갖춘 연면적 990㎡의 라면박물관을 건립하는 것으로, 시는 내년에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으로 신청해 사업비 50%를 지원받을 계획이다. 구미시는 국내 유일의 라면박물관 건립과 더불어 라면거리 조성, 라면축제 개발을 통해 체류형 관광객 유입 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미시가 추진하는 라면박물관의 성공 가능성은 우리와 비슷한 라면 문화를 가진 일본의 신요코하마 라멘박물관에서 엿볼 수 있다. 1994년 3월 6일 개관한 이 박물관은 사람이 별로 없는 신요코하마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프로젝트로 만들어졌다. 주차장 건물을 개조해 지상 1층, 지하 2층으로 구성한 이곳에는 일본 각지에서 그 맛을 자랑하는 라면 전문가들이 모여 영업을 하고 있어, 각 지방마다 특색 있는 면과 수프를 맛볼 수 있다. 또 맛의 질을 높이기 위한 행사도 다양하게 개최하고 있어 박물관과 체험형 관광을 접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생가 옆에 위치한 민족중흥관.
생가 옆에 위치한 민족중흥관.


△ 대통령 생가를 관광 자원으로 활용해야

구미시는 올해 구미공단 50주년을 기념해 다양한 기념행사와 산업시설을 기반으로 한 산업관광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정작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활용하지 않고 있다. 정치적인 이유로 박 전 대통령과 관련된 사업에 대한 비난 여론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구미에서 외지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 바로 박 전 대통령 생가인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방문객 수가 지속적으로 줄어 지난해 생가 방문객은 20만 1천34명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취임한 2013년 78만 2천600명과 비교해 약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2014년 69만 77명, 2015년 51만 9천211명, 2016년 39만 2천566명, 2017년 26만3천102명으로 매년 10만명 정도씩 감소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2017년부터 급격하게 줄어들었다가 최근 다시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해도 연간 20만 명의 관람객이 과연 적은 숫자는 아닐 것이다. 구미시의 대표 관광시설인 구미에코랜드가 1년에 36만 명이 방문한 것만 봐도 대통령 생가는 관광 자원으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내년 10월 생가 주변 공원화 사업부지에 박정희 대통령 역사자료관이 개관되면 박 전 대통령과 구미공단을 테마로 한 구미 근현대사를 재조명하고 역사 자료를 활용한 교육 학습의 장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또 새마을운동테마공원도 이미 개장해 운영되고 있는 만큼 빅 전 대통령 생가를 중심으로 한 산업관광 프로그램을 만들어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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