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지역 ‘해례본 되찾기’ 운동에
한글날 맞아 시민 송병길씨 제안
“보존상태 좋아 내용도 선명해
학술적 가치 높아 세계 알리길 ”

제573회 한글날을 맞아 상주지역에서 훈민정음 해례본 되찾기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상주고 학생들이 상주본 소장자 배익기씨에게 상주본을 돌려달라는 염원을 담은 편지를 전달한데 이어 한글 창제의 산실이었던 조선시대 집현전을 훈민정음 해례 상주본이 있는 상주시에 재현하자는 제안이 나와 주목받고 있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세종이 창제한 훈민정음의 제자원리와 운용법 등을 설명한 한문 해설서 원본이다. 현존하는 훈민정음 해례본은 두 권 뿐이다.

간송미술관에 소장돼 있는 국보 제70호이자 199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제된 간송본(안동본)과 상주의 배익기(57)씨가 소장하고 있는 상주본이다. 상주본은 아직까지 여러 가지 이해관계와 소송 등에 얽혀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에 상주에 살고 있는 송병길(64·전 대구지법 상주지원 부이사관)씨는 9일, 한글날을 맞아 아직까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훈민정음 상주본이 있는 상주시에 집현전을 재현하자는 제안을 했다. 송씨는 “상주본은 훈민정음 해례본의 일종으로 2008년 상주에서 훈민정음 해례본이 새로 발견되면서 훈민정음 상주본이라고 불린다”며 “상주본은 간송본보다 보존상태도 좋고 뒷면에 낙서가 없어 내용이 잘 보인다. 특히 책 여백에 훈민정음 관련 주석이 적혀 있어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한글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많은 문자 가운데 만든 목적과 유래, 사용법, 창제 원리가 알려진 유일한 문자이며 이 모든 내용이 훈민정음해례본 상주본에 담겨 있다”며 “문화재청으로부터 훈민정음해례본 상주본을 영구임대 받은 뒤 상주박물관에 집현전을 만들어 전 세계에 알리자”고 제안했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목판본이며 본문에 해당하는 예의(例義) 부분은 세종이 직접 만들었고, 해설에 해당하는 해례(解例)는 집현전 학자들이 만들었다.

해례의 집필에 참여한 학자는 정인지, 신숙주, 성삼문, 박팽년, 최항, 강희안, 이개, 이선로 등 8명이다.

훈민정음해례 상주본과 관련해 국민반환 서명운동을 벌여온 상주고 2학년 김동윤 군 등은 9일 오전 상주본 소장자 배익기씨의 골동품점을 찾아 상주고 전교생 416명이 서명한 서명서와 상주본 반환의 염원을 담은 학생들의 손편지 등을 전달하기도 했다.

현재 훈민정음 해례 상주본은 배익기씨가 소장하고 있지만 대법원은 지난 2011년 5월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소유권자는 골동품상을 하는 조모씨라고 확정 판결했고 조씨는 이를 문화재청에 기증했다. 상주/곽인규기자

    곽인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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