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경주박물관서 학술발표회
사학자·풍류 연구가 ‘토론의 장’
신라 철학·예술 등 재조명 열기

한민족의 뿌리로 불리는 사상 중 하나이며 ‘신라 청년들이 지향했던 이념’인 풍류도(風流道). 이를 심도 있게 논의하고 토론하는 행사가 열려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관련기사 6면>

지난 5일 오후 2시 경주시 인왕동 국립경주박물관 강당에서는 ‘풍류도, 신라의 청년들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학술발표회가 열렸다.

사학자와 풍류연구가 등이 참여한 이번 발표회에선 역사 속 풍류도의 작동 방식과 신라로의 유입 과정, 풍류도가 한국 전통음악에 미친 영향 등이 논의됐다.

풍류도는 어느 하나의 종교에만 국한되지 않으면서, 당대의 시대정신과 신라 특유의 이념적 지향을 보여줬던 독특한 사상적 쳬계로 알려져 있다. 불교와 유교는 물론 도교의 핵심 가치까지를 모두 담고 있었기에 신라의 석학 최치원은 “신라 사람들의 정신적 지향점”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날 강당을 가득 메운 200여 명의 학술발표회 참석자들은 “정확하게 이해하기 어려웠던 풍류도의 역사를 철학·예술·언어학적 관점에서 다양하게 접근하려는 노력이 돋보였다”고 입을 모았다. 더불어 학술발표회는 신라 발전에 큰 역할을 수행한 화랑들의 진면목을 돌아보는 뜻깊은 기회도 제공했다는 평가다.

주제 발표에 나선 정형진 신라얼 문화연구원장은 ‘풍류의 개념과 풍류도의 역사성’이란 제목의 발제를 통해 풍류도의 개념을 정리하는 동시에 ‘현묘지도(玄妙之道)’라 불리는 풍류도가 공동체의 이념으로 작동했던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신라의 종교·예술·철학·문화의 근거이자 결정체가 바로 풍류도”라고 정의하며, 신라 사람들의 심성 저변에 깔린 풍류의 향기를 연구 결과로 내놓은 한지훈 씨의 발제문 ‘풍류도는 한국음악의 뿌리인가’ 역시 객석의 눈길을 끌었다.

이어진 종합토론회의 좌장은 강석근 국제언어문학회장이 맡았다. 토론자로 나선 이형우 한양대 교수, 김봉률 동국대 교수, 서정매 동국대 외래교수, 동국역사문화연구소 박남수 씨 등은 발제자의 견해를 경청한 후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며 학술발표회 현장을 뜨겁게 달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신라 중흥의 밑바탕이 된 풍류도와 화랑을 의미 있게 탐구한 학술발표회”라는 축사를 전해왔고, 주낙영 경주시장은 “풍류도를 매개로 신라사를 연구함으로써 역사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는 시간”이라고 격려했다. 장경식 경북도의회 의장과 윤병길 경주시의회 의장도 “신라인의 기백과 화랑정신을 새삼 반추하게 됐다”는 축사를 전했다. 이영석 경주시 부시장, 배진석 경북도의원, 최덕규 경주시의회 문화행정위원장, 장동호 경제도시위원장 등 지역 기관단체 인사들도 대거 학술발표회에 참석해 관심을 표했다.

경북매일신문 최윤채 대표는 “오늘 이 자리가 단순한 일회성 행사로 끝나지 않고 천년왕국 신라의 지속적인 탐구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했으면 한다”는 인사말을 전했다. 끝까지 자리를 함께 한 경주박물관회 이광오 회장은 “풍류도와 화랑이 지향했던 행동규범이 21세기를 사는 우리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 것인지 예측해 본 귀한 시간이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번 ‘풍류도, 신라의 청년들을 찾아서’ 학술발표회는 경북도와 경주시가 주최했고, 경북매일신문이 주관했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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